박용한 신라대 교수 "평소 연체하지 않는 금융 습관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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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문맹이 너무 심각합니다. 이로 인해 보이스피싱과 신용 불량 등 각종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

2015년부터 중·고교·대학생에서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금융 관련 무료 강연을 펼치고 있는 신라대 국제통상학부 박용한 교수.

2년 전부터 금융 문맹 퇴치운동
사회공헌대상·교육봉사상 받아

부모의 빚도 떠안으면 안 돼

"한 대학생의 상담 사례가 생각납니다. 그는 자신의 친구가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자기가 대학생인 것을 확인하는 서류에 불과하다'며 서명을 요구해 해주었는데 알고 보니 연대보증 서류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필 서명을 하게 되면 모르고 했다 하더라도 보증의 효력이 나타납니다. 자필 서명을 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박 교수는 "이 사례는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초·중·고교 때 금융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대학에서도 거의 받지 못해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1956년 부산 영도에서 태어난 박 교수는 경남상고(현 부경고)를 졸업 후 1973년에 부산은행에 입사했다. 주경야독으로 학사, 석사, 박사과정을 마친 후 신라대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2010년 퇴직한 다음 2013년 전임교수가 됐다.

"보이스피싱 등을 막는 길은 시민의 금융지식을 높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금융교육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먼저 부산지역 노인대학에 공문을 보낸 후 노인 물품 사기 방지 및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등을 펼쳤다.

"할머니 등은 외롭고, 정에 굶주려 있어 사기꾼이 살갑게 다가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지식으로 무장하면 이를 막을 수 있습니다. 강연 후 할머니들이 '꼭 들어야 할 내용을 들었다'며 손을 꼭 잡고 '고맙다'고 할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무료 금융교육이 알려지면서 지역 대학에서 강연 요청이 이어졌다. 동의대를 시작으로 순회 교육에 나섰다. 이어 부산지역 중·고교에서도 강연 요청이 잇따랐다.

박 교수는 "주로 신용 관리와 주식시장, 단리와 복리의 차이,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연관성 등에 대해 교육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체를 반복하는 것과 같은 나쁜 금융 습관은 자신의 신용등급을 떨어트려 금융기관의 대출을 이용할 때 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특히 급전이 필요할 때 은행을 이용하기 어렵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 심지어 사채를 이용해야 하므로 평소 연체를 하지 않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점 등을 알려줍니다."

박 교수는 이런 노력 덕분에 2015년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지난 5월 신라 최고 교육봉사상을 받았다.

"금융 문맹을 탈출하는 길은 간단합니다. 빚의 무서움을 알고 능력 범위 내에서 소비하는 것입니다. 특히 부모의 과중한 빚을 떠안지 말아야 합니다. 부모가 대학생인 자녀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고 할 때, 질병 치료 등 긴급한 자금이 아닐 경우에는 거절해야 합니다. 당장 관계가 서먹하게 될 수 있지만 멀리 보면 이게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길입니다." 임원철 기자 wclim@busan.com

사진=이재찬 기자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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