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합동양조] "유산균이 살아있다" 생탁 대히트… 일본·홍콩·동남아서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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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장림동 부산합동양조의 생탁 공장. 부산합동양조는 하루 30만L를 생산할 수 있는 영남권 최대 생막걸리 제조 시설을 갖췄다. 부산합동양조 제공

막걸리 '생탁'은 부산을 대표하는 막걸리이자 향토 음료의 대표 주자이다. 생탁을 생산하는 부산합동양조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 시장을 넘어 경남, 울산, 경북은 물론 해외까지 진출하고 있다.

70년대 43개 양조장 통합 출발
'깨끗한 물·엄선된 쌀·빠른 배달'
효모 살아있는 생막걸리 열풍
일본에 연 16만 병 수출하기도

■혼탁해진 시장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명성

생탁은 순수한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 생막걸리로, 부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전국의 막걸리 양조장 수가 약 850개, 막걸리 브랜드만 해도 2000~3000개에 이른다. 크고 작은 업체들이 경쟁하는 막걸리 시장에서 높은 지역 점유율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최근 몇년새 타업체들의 견제도 강화되기도 했다. 유산균이 살아있는 생막걸리를 구호로 앞세운 생탁이 유행하면서, 비슷한 제품들이 늘고 경쟁도 치열해 진 것이다. 효모와 효소가 살아 있는 생막걸리라고 광고하는 유사 생막걸리도 늘었다.

생탁의 인지도가 높다 보니 생탁과 유사한 포장과 브랜드도 등장했고, 일부는 절반 가격의 덤핑도 있었다.

살균 막걸리와 대비되는 개념의 생탁 상표를 함부로 사용한 업주가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부산합동양조는 시장을 성공적으로 지켜냈다. 비결은 품질이었다.

품질 개발과 생산시설 자동화 및 증설 등 기본에 충실했던 것이 혼탁해지는 시장 속에서도 일인자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다.

부산합동양조는 하루 30만L를 생산할 수 있는 영남권 최대 생막걸리 제조 시설을 갖췄으며, 최신 자동화 시설을 바탕으로 부산합동양조는 연간 4500만L 이상의 생탁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이 중 35%는 부산 외 경남 ,울산 ,경북으로 팔리고 있다. 전국의 매장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생탁을 찾을 수있다.

부산합동양조 관계자는 "생탁의 깊은 맛을 유지하면서도 맛과 품질을 향상시킨 것이 꾸준한 사랑의 비법"이라며 "골퍼들에게 인기가 좋아 골프장 판매도 순조롭다"고 말했다.

■생막걸리, 열풍을 일으키다

부산합동양조는 1970년대 각 지역의 양조장을 하나로 통합시킨 정부 조치에 따라 당시 43개의 부산 양조장들이 모두 힘을 합치면서 만들어졌다.

부산합동양조는 기업 초기부터 맛과 건강에 충실한 제품을 기획했고, 그 결과가 생탁이다. 특히 좋은 성분을 쓰겠다는 게 경영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막걸리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깨끗한 정제수와 좋은 재료이기 때문이다.

부산합동양조 측은 "최고급 재료와 깨끗한 물, 빠른 배달 이 세 요소가 생탁이 유명해진 비결이다"고 밝혔다.

생탁은 엄격한 수질검사를 통과한 위생적으로 깨끗한 물로 만들어 진다. 술을 빚는 데 필요한 정제수 대부분을 지하암반에서 끌어올려 고도정수 과정을 거친 정제수이다.

좋은 곡물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엄선된 쌀을 골라 쌀눈을 제거하는 재도정 과정을 거치며, 재도정이 끝나면 초대형 찜통에서 고두밥으로 만들어 냉각 후 정제수 등을 섞어 밑술을 만든다.

이 밑술을 약 열흘간 담금조에서 발효시킨다. 발효 과정을 거쳐 모주가 생산되면, 부드러운 맛을 위하여 적당량의 당성분을 가미한다. 막걸리의 맛을 결정 짓는 조제과정엔 수십 년 이상의 경험에서 쌓인 생탁만의 노하우가 이용된다.

이후 막걸리 장인들의 점검 아래 생탁은 장기간 숙성의 기간을 거친다.

생탁이 뒤끝없이 깨끗한 이유가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완전 숙성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생산된 생탁은 그날 대리점으로 직송된다. 변질을 막고 최대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배송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부산합동양조 공장 내 생탁 제조 장면. 생탁은 깨끗한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산합동양조제공
수십 명의 직원들이 오전 5시에 출근해 오전 9시 이전에 생산된 생탁을 공급하면서 최고 신선도를 자랑한다. 장기보존 처리된 살균 막걸리와 달리 효모가 살아있는 생막걸리가 가능한 것도 결국 빠른 배송에 있다.

부산합동양조는 2010년 7월 일본 도쿄에 생탁 600박스(1박스 20병)를 시범 수출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그동안 살균 막걸리의 일본 수출은 있었지만, 생막걸리가 수출은 생탁이 처음 시도했다. 한 해에는 16만여 병을 수출하기도 했다. 살균 막걸리가 일본 시장에서 시들해진 것과는 비교된다.

생탁은 유산균이 다량 함유돼, 일본 애주가들의 입맞에도 제격이었던 것이다. 일본에 이어 홍콩과 동남아시아에서도 생탁 러브콜이 계속 되고 있다.

부산합동양조 관계자는 "생탁의 엄청난 양의 유산균 함유 사실이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다. 게다가 일본 애주가들의 막걸리 사랑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최고의 시설과 엄격한 주질 관리를 통해 지켜온 수십 년 생탁의 명성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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