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산은 '조선 도시 거제' 공기청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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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산 생태체험에 함께한 시민들이 박정기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제공

경남 거제의 명산 중 하나인 가라산 자락에 들어설 대규모 관광단지(본보 지난 7일자 12면 보도)를 놓고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늘푸른거제21은 최근 거제환경교육네트워크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숲 해설가 박정기 선생님과 함께하는 가라산 생태체험과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관광단지 개발 반대 본격화
환경단체 생태 체험 조사
"생태 축 허무는 개발 안 돼"


이번 현장 조사는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 '가라산 탑포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초래할 환경적, 사회적 훼손 문제는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자녀와 동행한 30대 부부부터 70대 노인까지 모두 6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시민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가라산 등산을 통한 숲 해설과 토론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숲 해설가 박정기 씨는 가라산 일대가 '조선도시' 거제의 공기를 맑게 하는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라산 숲은 낙엽활엽수가 많은 '극상림'이다. 극상림은 생태계가 기후조건에 맞게 성숙되고 안정화된 숲의 마지막 단계이다. 울창한 활엽수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많이 내뿜는다는 것이다.

그는 "거제도는 남북으로 길고, 남쪽은 높고 북쪽이 낮은 '남고북저'의 형상이다. 가라산은 계룡산과 함께 거제의 끝과 끝을 잇는 주능선으로 주변 마을과 도시를 감싸고 있다. 이 축이 무너지면 거제도의 생태환경 전반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행한 지역민들도 공감대를 나타냈다. 한 참가자는 "가라산 일대는 거제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곳이고, 개발되지 않은 곳이다.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시각적으로 아름답다"며 "관광지 개발을 위해 이렇게 좋은 숲을 없애는 것은 모순이다. 숲과 함께할 수 있는 관광정책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현실화되면 당초 계획보다 심각한 난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건축건문가는 "사업대상지의 경사도가 상당히 심하다. 경사도 20%이상인 급경사 구역이 전체의 70%에 달한다"며 "이런 곳은 시공이 어려워 공사기간이 많이 걸린다. 당연히 공사비가 늘어날 것이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상업시설 위주의 개발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탑포관광단지는 27홀 골프장과 휴양 및 레포츠, 숙박시설을 갖춘 복합관광단지다. 총 계획 면적은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도 323만 7302㎡. 국제공인 축구경기장 450개를 합친 규모이다. 핵심 시설인 골프장 면적만 117만 7700㎡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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