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노화를 늦추는 비결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류순식 의료경영연구소 소장

젊게 살고, 젊게 보이는 게 많은 사람의 화두다.

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오래 사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가 관건이다. '구구팔팔 이삼사'라는 말이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이틀 앓고 3일째 죽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라는 뜻이다. 건강하게, 덜 아프게 살다가 자녀들에게 부담 주지 않고 일생을 마감했으면 하는 바람이 녹아 있다.

젊게 살고, 젊게 보이는 게 중요해져
'젊음' '탄력' 항노화 산업 성장 지속
부산도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육성
항노화엑스포 젊게 사는 경험 제시

'불로장생'을 염원했던 중국 진시황은 신비의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세계 각지로 사신을 보냈지만 결과는 허사였다. 그는 나이 50에 생을 마감해야 했다. 세상을 다 가진 듯했지만 시간의 섭리는 역행하지 못했다. 하염없이 흘러가는 세월이 야속했을 것이다. 오늘날은 진시황이 이루지 못한 삶을 배나 누릴 수 있게 됐다.

수명 연장 꿈은 현실이 되고 있다. 과학과 의료 발전으로 수명 120세까지는 어쩌면 가능할지 모르겠다.

이제는 오래 사는 것 보다 나이 들어서도 젊게 살고, 젊게 보이는 게 더 중요해지고 있다.

노화 시계를 되돌리고, 최대한 늦추고자 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절실하고 절대가치를 가진다.

최근 나온 할리우드 영화 '겟 아웃'은 좀 독특하다. 인종 차별적 호러 영화이지만 내용은 엉뚱하다. 죽음과 노화를 피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백인들이 젊고 건강한 흑인을 납치, 최면을 걸어 몸을 바꿔치기하는, 한마디로 황당하고 끔찍한 이야기다. "희멀건 피부가 지난 몇백 년간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피부였죠? 그런데, 추(錐)가 반대편으로 기울었네요. 요즘 패션은 검정색이죠"라는 대사의 한 대목처럼. 흑인의 탄탄한 근육과 매끈한 피부가 부러움 대상이라는 뜻이다.

진시황과 겟 아웃에 나오는 부유한 백인 경우는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이다.

좀 더 현실적인 세상은 어떨까?

현대인 일상에서도 노화는 여전히 최고 관심사다. 노화를 거스르는 시도와 방법들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젊음'과 '탄력'으로 대표되는 항노화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2030년이면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화에 저항하는 노력들은 더 활발해진다. 수술과 시술, 요법, 약물, 기능성 화장품, 식품 등으로. 이 시간도 어디쯤에서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항노화 산업은 궁극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항노화 산업 시장은 2010년 10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2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평균 성장률 10%에 달하는 엄청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프티성형'이 유행이다. 젊고 건강한 여생을 즐기려는 적극적 사고방식을 가진 중·장년층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범위를 좀 더 좁혀 볼까?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부산은 항노화 산업에서 도시 발전 '키워드'를 찾고 있다.

항노화 산업은 부산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육성되고 있다. 부산시는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항노화와 관련한 많은 일을 해 왔고 추진하고 있다.

항노화산업지구 조성, 연구원 설립, 연구센터 구축, 제품 개발, 글로벌 항노화 브랜드 육성 등도 가까운 미래상이다.

이 일환으로 올해도 부산국제항노화엑스포가 오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올해 주제는 '골든 에이징, 내 몸이 금값이다'다.

노화 시계를 되돌릴 수 있는 여러 방안이 항노화엑스포에서 제시된다.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노화라는 시계는 저마다 달리 간다. 그 시계를 늦추는 비결은 이제 다양해졌다. 외적인 도움과 개인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늙지 않는다면 행복할까? 그 누구처럼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마음도 중요하다면 김새는 말일까? ssryu@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