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감산 연장 합의에도 맥 못추는 국제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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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연장 조치에도 국제유가가 6개월 전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으로 경쟁력을 높인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줄줄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셰일오일이 산유국들의 감산 효과를 무력화하는 모양새다.

14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 46.46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30일(44.12달러)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지난 8일 기준 배럴당 45.64달러, 브렌트유는 같은 날 배럴당 47.93달러로 모두 지난해 11월 중하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의 감산 조처를 앞둔 지난해 12월부터 국제유가가 강세로 돌아섰다는 점에 비춰보면 감산 이전 수준으로 유가가 돌아간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지난달 25일 OPEC이 정기총회에서 원유 감산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해 시행하기로 결정한지 불과 20일도 안 돼 나온 것이란 점에서 이례적이다.

감산 합의 이후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은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60달러까지 가는 등 강세를 보이리란 것이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유가 약세의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미국 셰일오일의 생산 증가가 꼽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들어 미국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수출량의 배에 달하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계속 늘어 내년에는 '하루 1000만 배럴' 고지를 찍을 것으로 예견했다.

지금까지 사상 최고치인 1970년의 하루 960만 배럴 생산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여기에 보태 OPEC 회원국이면서 감산 면제 조치를 받은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국내 정세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이들 국가의 산유량이 예상 이상으로 늘고 있다는 점도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미 달러화의 강세로 이어지며 유가 약세에 일조하는 모양새다. 상품인 원유의 가격은 통상 달러화와 반대로 움직인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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