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임권 수협중앙회장 "남북 수산협력으로 우리 어장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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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에서 이번 주에 통일부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남북한 간 조업과 양식, 가공, 수출 등 다양한 수산협력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려고 합니다. 수산 분야에서 협력하면 북한에도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고, 남한에 있는 연안 어장들이 좀 쉴 수 있으니 자원 회복에도 효과가 기대됩니다."

4년의 임기 중 반환점을 돈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1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2년여의 임기 동안 남북 수산협력과 한·러 수산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北 어자원- 南 어선·기술 제공
서로 신뢰 쌓아 통일 초석 기대

러 수산청과 해조류 수출 추진
바닷모래 채취 중단 정부 나서야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장을 겸하고 있는 김 회장은 국가 간 협력 중 가장 쉽고 간단한 분야가 수산협력 즉, 어업 분야 협력임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남북 수산협력이야말로 정부 간 채널보다는 수협과 같은 민간사업자가 적임자라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남북 수산협력이 이뤄지면 우리로선 (북한수역에) 가장 가까운 연안 어장이 생기게 되고, 북한으로서는 중국으로부터 어장을 지킬 수 있다. 북한이 어자원을 대고, 우리가 어선과 기술을 대는 방식으로 입어료를 북측에 제공하거나 공동 분배를 할 수도 있다"며 "남북 간 수산협력으로 서로 신뢰가 쌓이게 되면 남북통일에도 초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수협은 해외 수산시장 개척 차원에서 러시아 시장에도 적극 공을 들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5~9일 수협 내 '러시아 어장 진출 태스크포스 팀'을 이끌고 러시아 시장조사를 다녀왔다. 하바롭스크, 캄차카,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의 극동 개발에 발맞춰 이뤄진 이번 시장조사에는 원양어업에 종사한 민간인 2명이 동행했다.

김 회장은 "최근 수협에서 (문재인 정부) 러시아 특사를 통해 러시아에 수산 분야 투자의향서를 보냈다. 이분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 같다"며 "이번 러시아 방문 조사 직후 러시아 수산청에서 구체적인 협력 분야를 상세히 적어 보내 달라는 이메일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러시아 수역엔 가리비, 멍게, 미역, 다시마 등 어자원이 풍부하다. 러시아 수산청과 해조류를 포함한 가공·수출 등 포괄적 수산협력 방안을 진행 중"이라며 "관련 법·제도 개선 등을 해양수산부와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닷모래 채취를 둘러싼 어민과 수산업계의 반발에 대해서는 "결코 어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내다보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며 "정부가 당장 채취 중단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바닷모래 채취 중단, 중국 어선 불법 조업 근절, 한·일 어업협정 체결 등 촌각을 다투는 수산계 현안들을 차분히 풀어가고, 무엇보다도 해양과 수산의 정책 균형을 바로잡아서 수산홀대론이 더 나오지 않도록 해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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