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명물 삼진어묵 '눈물의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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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의 명물 삼진어묵을 더 이상 부산역에서 살 수 없게 됐다. 코레일유통㈜의 높은 수수료 요구에 응할 수 없어 점포를 철수하게 됐기 때문인데, 지난 2년 8개월간 100억 원이 넘는 수수료 이익을 준 것은 물론 매출 확대로 자릿세를 5~6배 올려주고도 쫓겨나는 상황이 된 데 대한 지역의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코레일유통㈜ 등에 따르면 삼진어묵은 부산역 매장에서 31일까지만 영업을 하고 매장을 철수한다. 2014년 10월 2일 영업을 시작한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32개월간 수수료 100억 
자릿세 5~6배 올려줬지만
코레일, 더 높은 수수료 요구
서울 업체 '환공' 낙찰 받아

이와 관련, 코레일유통㈜ 측은 "삼진어묵이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변경하면서 계약 기간 3년 만료 전 새로 입찰을 하게 됐고, 입찰 결과 삼진어묵 자리에는 환공어묵 베이커리가 들어오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후 그동안 모두 5번의 입찰이 이뤄졌고 이 중 3번의 입찰에 삼진어묵으로 단독으로 응모했으나 코레일유통㈜이 요구한 수준에는 미달돼 유찰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후 5번째 입찰에서 삼진어묵보다 '최저 월매출액'과 수수료를 각각 1억 원, 4%를 더 써낸 환공어묵 베이커리가 낙찰됐다.

삼진어묵은 2014년 부산역 2층 매장(77㎡)의 최저 월매출액으로 2억 원을 써내 낙찰을 받았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하지만 삼진어묵은 월등한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 2년 8개월간 100억 원이 넘는 수수료로 냈다. 월세로 치면 월 3억 1000여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실제로 코레일유통㈜ 측은 언론 등을 통해 역사 매장의 우수 운영 사례로 삼진어묵을 들곤 했다. 또 코레일유통㈜의 전체 수익에도 삼진어묵㈜이 상당한 기여를 했을 것이라는 게 지역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삼진어묵은 단일 매장 최대인 13억 원, 월평균 11억~12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이전까지 최고 매출액을 보였던 대전역 빵집 성심당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삼진어묵의 그간 기여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경제 논리에 의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부 지침상에도 부산역 해당 자리에는 부산 지역 특산품이 들어와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경남 김해에서 만든 어묵을 납품받아 판매하는 서울 업체가 들어오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도 있다. 특히나 삼진어묵 부산역 매장에 있던 80여 명 정규직 직원 중 60명 이상이 실직하는 상황이어서 정부 일자리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내부 규정상 이 점포에는 이 정도 수수료는 나와 줘야 한다는 기준이 있는데 삼진어묵의 경우 25% 정도의 수수료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에 못 미쳐 유찰이 됐고 그보다 많은 액수를 제시한 업체가 있어 우리로서도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역에서도 대전의 대표 빵집 '성심당'이 점포 이전과 수수료 책정 방식 변경 문제로 코레일유통㈜과 이견을 빚어 매장 철수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유튜브 주소 https://youtu.be/3fzY7Wi_CN8

영상제작 서재민PD · 정현진 대학생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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