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방광] 갑자기, 자다가, 자주… 보고 싶어 못 참겠다면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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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방광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앓는 질환이지만,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성격이 예민해 그러려니 하면서 정신적인 문제로 여겨,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치료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민성 방광은 방광의 신경학적 조절 문제가 있는 기질적인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게 되면 증상은 더 악화된다. 사회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가 되고 자신감 저하를 가져온다.

갑작스럽게 마려운 급박뇨
하루 8번 이상 빈뇨 등 증상

신경학적 조절 문제가 원인
치료받지 않으면 증상 악화

평소 알코올·카페인 피하고
물 조금씩 나눠 마시면 도움

■수치심, 자신감 상실로 건강에 악영향

과민성 방광은 말 그대로 방광이 과민해진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갑자기 소변을 보고 싶고 참지 못하는 증상인 급박뇨, 하루 8번 이상 자주 소변을 보러 가야 하는 빈뇨, 갑작스러운 요의가 있은 후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자다가 1번 이상 소변을 보러 일어나야 하는 야간 빈뇨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방광의 수축은 자율적으로 이뤄지지만, 그 중심은 대뇌 중추다. 쉽게 말해 대뇌 중추의 허락을 받아야 소변을 볼 수 있는 구조다. 과민성 방광은 바로 이러한 대뇌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구조에 문제가 생긴 경우 나타날 수 있다. 크게 신경학적 원인(뇌졸중, 파킨슨병, 척수손상 등 중추신경계의 손상)이 있는 경우와 신경학적 원인 없이 나타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은 수면 및 주간 활동을 방해하고 불편감, 수치심, 자신감 상실로 환자를 고립시켜 정신적 및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심한 경우 야간 수면 부족으로 인해 낮 시간에 낙상, 골절의 위험이 높아져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질환은 자연치유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증상이 자연 소실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통상적으로는 대부분 환자들의 증상이 만성적으로 오랫동안 유지된다.

과민성 방광은 증상에 기초한 질환이므로 자세한 문진을 통한 병력 청취가 중요하며 신체검사, 소변검사, 혈액검사, 소변 속도 검사 및 잔뇨 측정, 영상검사를 하게 된다.

부산성모병원 비뇨기과 이준택 과장은 "과민성 방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는 방광암, 요로감염, 결석, 간질성 방광염, 요로결핵 등을 꼽을 수 있다"면서 "이들 질환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잘 구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동치료와 약물치료 병행 효과적

부산성모병원 이준택 과장이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부산성모병원 제공
과민성 방광의 치료는 행동치료, 약물치료, 말초신경 전기자극치료로 한다. 이같은 치료에 앞서 과민성 방광의 증상을 야기시키고 연관된 질환인 전립선비대증, 복압성 요실금,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 이를 적절히 치료하면서 과민성 방광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동치료는 환자교육, 수분섭취 조절, 방광훈련, 골반근육운동, 규칙적 배뇨 등이 포함된다. 행동치료의 목적은 방광 용적을 키우고, 배뇨를 조절하도록 도와주는데 있다. 방광 훈련은 요의가 있더라도 소변을 참는 훈련을 통해 15분에서 30분 정도씩 배뇨 간격을 늘려서 궁극적으로 4시간 정도의 배뇨간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훈련이다.

약물치료는 방광의 비정상적인 수축을 억제시켜주는 약물을 주로 사용하며, 부작용으로 입 마름이 심할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찾은 민간요법으로 자가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 환자와 여성 환자의 경우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향이 있고, 대부분 질병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해 민간요법에만 의지하곤 한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배뇨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관리법은 평소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방광을 자극하는 카페인, 알코올, 탄산음료,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물은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과장은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과민성 방광 치료에 효과적이다. 특히 방광훈련과 골반근육 강화 운동을 통해 증상을 상당히 개선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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