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원작 '7번째 내가 죽던 날'] 교통사고로 죽은 날 '그날'이 반복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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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번째 내가 죽던 날'. 우성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특정 시간을 반복한다'는 의미의 '타임루프'(time loop). 이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관객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며 제법 짭짤한 흥행을 맛봤다.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년)와 팀 버튼이 메가폰을 잡은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년) 등이 좋은 본보기다.

라이 루소 영 감독의 '7번째 내가 죽던 날'은 SF의 한 장르인 타임루프물로 빚어졌다.특정 시간이 반복되지만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주변 상황이 점차 변한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하나의 선택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겐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영화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10대 소녀 샘(조이 도이치)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이 사망한 '그날'이 계속되는 것을 깨닫고 '내일'로 가기 위한 노력을 그려낸다. 친구들과의 파티, 남자친구와의 달콤한 데이트로 완벽한 줄 알았던 하루의 끝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샘이 '그날'에 갇히면서 벗어나려 하는 이야기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녀가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자신에게 벌어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반항하는 모습부터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까지 조금씩 달라지는 그녀와 주변 상황의 변화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샘은 행복한 일상에서 사고를 당하고 두려움을 겪으며 좌절한 후 결국 반복되는 하루를 의미 있는 날로 만들고자 결심하기까지 조금씩 변해간다.

로렌 올리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해 스토리가 탄탄한 편이다. 특히 신선함과 공감대라는 서로 다를 것 같은 두 요소가 시너지를 발휘해 매력적인 영화다. 여기에 타임루프라는 흔치 않은 설정을 소녀에게 적용해 예민한 시기에 벌어진 강렬한 사건과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려 애쓴 흔적도 역력해 보인다.

이뿐 아니다. 그녀의 솔직한 감정선이 보는 이의 삶까지 돌아보게 하는 예상외의 소득도 얻는다. 소녀의 하루를 통해 10대를 겪거나 이 시기를 거쳐 간 관객에게 하루하루가 쌓여 만드는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하는 것. 게다가 죽음 뒤 타임루프가 시작되고 나서야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독특한 설정은 참신한 것에 목말라 있는 관객들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루'에 갇히고 나서야 비로소 곁에 있는 사람들과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거나 '과거'에 놓쳤던 소중한 것들을 찾아가는 모습 또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개봉. 홍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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