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원정 참돔 낚시] 35㎝는 잔챙이… 대물 줄줄이!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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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릿수 68cm 참돔을 획득한 김종광 프로.

마릿수 68cm 참돔을 획득한 김종광 프로. 마릿수 68cm 참돔을 획득한 김종광 프로.

명불허전. 대마도엔 물고기가 참 많다. 무늬오징어를 잡으려고 아소 만 작은 섬에 내렸는데 수족관 같아 깜짝 놀랐다. '4짜 5짜' 감성돔 너덧 마리가 발밑에서 어슬렁거렸다. 대마도 서쪽 바다의 참돔 포인트에서는 60~70㎝ 중치급 참돔이 줄줄이 올라왔다. 낚시 여행 마지막 날 대마도 동쪽 갯바위에 내렸던 프로 낚시인 안성민 씨는 돌돔 낚싯대로 90㎝ 참돔을 현해탄 검푸른 바다에서 쑤욱 뽑아냈다. 참돔, 쏨뱅이, 벵에돔, 오징어, 벤자리, 청돔, 감성돔, 돌돔이 이 시기에 설쳐 대고 있다.



취재진의 의중을 미리 파악했는지 45년 낚시 경력의 ㈜부산축산 손병우 회장이 하루 먼저 들어간다고 했다. 손 회장은 이번 낚시 취재를 도와주기로 했다. 취재 첫날 아소 만에 있는 쓰시마리조트에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랐다. 대형 수조에 대물 참돔이 버글버글했다.

손 회장이 선상 낚시로 참돔 대여섯 마리를 잡아 놓은 것이다. 살짝 의심이 갔다. 이 많은 고기를 정말 혼자서 다 잡았을까. 그 수조는 칸막이로 나뉘어 각자 잡은 물고기를 구분하게 돼 있다. 정말이었다. '우와~' 감탄사만 지르면서 내일 선상 낚시의 기대감이 잔뜩 부풀었다.


월간 바다낚시 남상출 편집장이 쓰시마리조트 인근 그림 같은 풍경의 아소 만에서 무늬오징어 낚시를 하고 있다. 월간 바다낚시 남상출 편집장이 쓰시마리조트 인근 그림 같은 풍경의 아소 만에서 무늬오징어 낚시를 하고 있다.

대상어로 삼았던 무늬오징어는 좀체 물어 주지 않았다. 낮은 수온이 입질을 닫은 원인이다. 심지어 에기를 던지면 놀던 오징어가 도망간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 리조트로 돌아오는 배에서 희소식을 들었다. 손 회장이 참돔은 물론 귀한 자바리와 벤자리를 또 낚은 것이다.


타이라바로 잡은 쏨뱅이 회 타이라바로 잡은 쏨뱅이 회

아침을 먹고 선상 낚시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타이라바 참돔 낚시와 선상 에깅도 하기로 했다. 타이라바는 참돔이 좋아하는 물고기의 형상을 한 루어다. 동그란 추에 낚시를 감춘 플라스틱 스커트를 달아 참돔을 쉽게 유혹한다. 최근 한국의 서해와 제주도, 부산의 다대포에서도 타이라바 낚시가 성행하고 있다.

선상 낚시의 처음은 전통 흘림. 밑밥 크릴을 살살 뿌려 주면서 잠수찌를 단 채비를 조류에 맡겨 흘리는 것이다. 대마도 서쪽 바다에서 닻을 내리고 낚시를 시작했다. 30분쯤 지날 때까지 소식이 없었다. 모두 긴장했다. 제법 센 조류가 채비를 100m 정도까지 싣고 갔다. 그때 손 회장이 힘차게 낚싯대를 세웠다. 포물선이 그려졌다. 그런데 너무 여유가 있다. "한 35㎝나 될까. 어린 참돔이네요." 한국의 유명 낚시터를 대부분 다 섭렵한 베테랑 낚시인의 감각은 정확했다. 에메랄드 빛깔을 가진 35㎝ 붉은 참돔. 사진을 찍자니 "아이코, 이 어린놈을 뭐하러 찍어요" 하며 부끄러워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참돔은 동행한 김 프로가 올렸다. "좌르르 줄이 풀릴 때가 제일 기분이 좋아요." 흘러가는 미끼를 문 참돔이 달아나며 천천히 풀리던 낚싯줄이 급발진하는 것이다. 그 다음엔 노동. 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참돔은 마지막에 요동친다고 했다.


75㎝ 크기의 참돔으로 선상 낚시 장원을 한 손병우 회장. 75㎝ 크기의 참돔으로 선상 낚시 장원을 한 손병우 회장.

입질이 계속 오자 고기를 건 김 프로가 김 이사와 남 편집장에게 대를 넘겼다. 손맛을 보라는 것. 손 회장이 선상 낚시를 마무리했다. 기자의 타이라바를 보더니 "루어는 크릴 안 만져도 좋겠네요. 잘 잡히면 나도 바꿀까"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타이라바 낚시는 맹탕.


선상 흘림낚시를 마무리하고 본격 타이라바 낚시를 시작했다. 닻을 올리고 낚시를 했는데 30㎝ 정도의 붉은쏨뱅이를 잡아 체면이 섰다. 닻을 내렸을 땐 흘러가는 밑밥 때문에 고기가 배 가까이 접근하지 않으니 당연히 루어에는 입질이 없었던 것. 타이라바 채비엔 참돔은 물론 부시리, 다금바리, 자바리와 쏨뱅이, 방어와 광어도 잘 달려드니 향후 대마도 선상 루어도 붐이 일 태세다.

남은 시간에 선상 에깅을 시도했으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리조트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뒤 주변 해안을 이 잡듯이 뒤졌지만, 무늬오징어는 잡지 못했다. 에기를 보고 따라오는 오징어 한 마리를 본 것이 유일한 성과. 저수온의 위력은 대단했다.

사흘째 낚시는 다시 선상 낚시. 손 회장이 낚싯대를 선뜻 빌려주었다. 그런데 서쪽 바다로 향하다가 갑자기 파도가 높아 동쪽으로 배를 돌렸다. 재미를 봤던 참돔 포인트에 가지 못했다. 대마도 동쪽 현해탄이다. 안성민 프로는 돌돔을 잡겠다며 갯바위에 내렸다.

선상 흘림 낚시는 재미를 못 봤다. 조류가 제대로 흐르지 않아 입질이 없었다. 스리제로 구멍찌에 단 채비가 바닥에 자주 닿자 용치놀래기와 심지어 자리돔까지 나왔다. 4시간 동안 참돔이나 긴꼬리벵에돔은 묵묵부답. 그때 낭보가 왔다. 돌돔을 노린 안 프로의 낚싯대에 90㎝ 대물 참돔이 걸린 것이다. 첫 번째 입질에서 놓치고, 강한 와이어 채비로 바꿔 두 번째 입질을 받은 후 힘겨루기를 하다 참돔의 힘에 바다에 빠질 뻔한 안 프로는 결국 참돔을 품었다.

아산에서 온 낚시인. 울진에서 온 낚시인은 감성돔과 벵에돔을 낚았다. 바구니를 가만히 보던 손 회장이 흔쾌히 개인 수조의 참돔을 두루 나눠주었다. 덕분에 이들의 아이스박스가 묵직해졌다.

대마도/글·사진=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대마도 가려면

부산~대마도를 왕복할 때 미래고속의 코비와 니나호(사진)를 이용했다. 코비는 공기부양정이고 니나호는 쌍동선(카타마란)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취항한 니나호는 네덜란드에서 주문해 새로 만든 배로 콜럼버스의 대항해 때 유일하게 스페인으로 돌아온 배의 이름을 땄다. '물의 여신'이라는 뜻. 정원은 440명으로 코비의 두 배.

니나호로 대마도를 가려면 부산~대마도 히타카쓰는 39마일(72㎞)로 약 1시간 30분, 부산~대마도 이즈하라는 69마일(128㎞)로 2시간 30분이 걸린다. 보통 부산에서 대마도로 갈 때는 오전 8시 45분(코비)과 오전 9시(니나) 출발한다. 대마도 히타카쓰에서 부산으로 나오는 배는 오후 4시 45분(니나)과 오후 5시(코비)다. 날씨의 영향을 받으므로 정확한 운항 시각은 미래고속코비 홈페이지(www.kobee.co.kr)나 전화(1599-0255)로 문의하면 된다.

대마도 낚시를 위해 2박 3일 동안 전진기지로 삼은 곳은 아소 만 옛 진주양식장에 자리 잡은 쓰시마리조트(www.tsushimaresort.com). 쓰시마리조트는 한국인이 운영하며 낚시 가이드와 지배인이 모두 한국인이다. 리조트 낚시 가이드 박지운 실장을 통하면 현지 조황이나 낚시 방법 등을 사전에 알아볼 수 있다. 070-8249-4993. 이재희 기자

참돔 흘림 낚시 채비

낚싯대=1.7호 흘림대

릴=4000번 스피닝 릴

라인=원줄 3.5호 목줄 4호

바늘=벵에돔 전용 12호

타이라바 낚시

낚싯대=피나투라 러버지깅대

릴=피나투라 아킬라스 릴

라인=합사 1.2호 목줄 5호

루어=야마시타 유동식 타이라바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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