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부총리·첫 여성 외교장관… 파격의 文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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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왼쪽), 강경화.

'흙수저'와 '여성 최초 전문가.'

문재인 대통령의 틀을 깨는 '파격 인사'에 관가가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경제 사령탑에 '고졸' 김동연
외교 수장엔 '非고시' 강경화
통념 깬 인사로 관가 새바람

법무 차관에 '실무형' 이금로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 사령탑에 '흙수저' 신화의 상징인 김동연(60) 아주대 총장이 21일 발탁됐다. 또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는 외교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수식어를 독차지해 온 강경화(62) 유엔 사무총장 특보가 지명됐다.

이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 총장은 최고 학벌의 엘리트가 즐비한 경제부처에서 '고졸 신화'를 써내려 온 인물이다.

충북 음성 출신인 그는 11살 때 아버지를 여읜 뒤 서울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 정도로 가세가 어려워 덕수상고 재학 시절인 열일곱 살에 가족을 부양하고자 한국신탁은행에 취직했다. 그러나 낮엔 은행원으로, 밤엔 야간대인 국제대(현 서경대)에 다니며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고, 25세 때인 1982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동시 패스하면서 이듬해 3월 경제기획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학업과 경력에서의 열세를 철저한 업무 능력으로 극복하며 경제부처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 이명박 정부는 물론 박근혜 정부에서도 기재부 제2차관, 국무조정실장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국무조정실장 때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장남을 떠나보낸 아픔을 겪고도 발인 당일 오후 출근한 일화는 그의 철두철미한 품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회자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 후보자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기획예산처와 기재부의 요직을 두루 거친, 검증된 경제관료"라며 "청계천 판잣집 소년가장에서 출발해 누구보다 서민의 어려움에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강 외교장관 후보자 역시 외교 분야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1997년 한국방송(KBS) 영어방송의 프로듀서 겸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강 후보자는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외무고시를 거치지 않고 1998년 외교통상부 국제전문가로 발탁됐다. 1997년 말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통화를 통역한 것이 인연이 돼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반기문 외교장관 때 외교부 역대 두 번째, 비(非)외무고시 출신으로는 첫 번째 여성 국장이 돼 화제에 올랐다. 2006년부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부고등판무관으로 시작해 국제무대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핵심 측근이기도 한 강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안토니오 구테흐스 현 유엔 사무총장의 정책특보로 임명됐다. 이 역시 한국인 여성으로는 유엔 최고위직이다.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으로 임명되면 '유리천장'을 뚫은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갖게 된다.

문 대통령은 "(강 후보자의 지명은)내각 구성에서 성 평등이란 관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1일 신임 법무부 차관에 이금로(51·사법연수원 20기) 인천지검장을,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봉욱(51·연수원 19기) 서울동부지검장을 각각 임명했다. 청와대 법무비서관에는 김형연(51·연수원 29기) 전 서울고법 판사를 임명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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