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교류 중심에 선 김해 출신 도공 백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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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일본 사가 현 '갤러리 백파선'에서 '한일교류전람회'가 열렸다. 김해분청도자관 제공

일본 사가 현 아리타에는 두 명의 영웅이 있다. 이삼평과 비슷한 시기 조선에서 건너온 여성 사기장 백파선(百婆仙)이다.

이삼평이 아리타 '도자기 조상'이라면 백파선은 '도자기의 어머니'로 불린다. 올해 '아리타 도키이치(有田陶器市)'에서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한·일 교류 행사가 열렸다.

사가(佐賀) 현 아리타(有田) 초 '갤러리 백파선'에서 축제 기간 동안 열린 '한일교류전람회(日韓交流展覽會) 김해도예협회회원전'이다. 김해시 관계자와 김해도예협회 소속 도예가 25명이 직접 작품을 들고 아리타를 찾았다.

이삼평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백파선을 한·일 양국에서 알리고, 도자기 교류를 확대하자는 차원에서다. 갤러리 백파선이 지난해 아리타 초에서 개관한 이후 두 나라에서 백파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박한 일본식 가옥 느낌이 나는 갤러리에 김해 도자기가 전시됐다. 반응도 좋았다. 축제 기간 중 가져간 김해 도자기 중 절반 정도가 팔렸다.

백파선은 임진왜란·정유재란 당시 남편 김태도(金泰道, 일본명 후카우미 소덴·深海 宗博)와 조선 도공들과 함께 일본에 끌려와 처음에는 사가 현 다케오(武雄)에 정착했다. 1616년 이삼평이 백자토를 발견하고 2년이 지난 1618년 백파선의 남편이 서거했다.

이후 백파선은 아들을 비롯한 조선 도공들과 함께 도자기를 계속 만들었고, 1630년에는 도공 900여 명을 이끌고 아리타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56년 96세의 나이에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백파선은 김해 출신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남편의 일본 이름인 후카우미가 당시 김해를 뜻하는 지명이었다는 점에서다.

김해분청도자관 장은애 실장은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이자 일본에서 활약한 백파선을 통해 두 나라의 도자기 교류가 한층 더 깊어졌다"고 평가했다.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5일까지 경남 김해시 진례면 김해분청도자관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 22회 김해분청도자기 축제에서도 한·일 도자기 교류가 이어진다. 사가 현=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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