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 개막] 軍통수권 인수부터 1호 업무 지시까지… 숨가빴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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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임종석 신임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제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 방안'을 하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8시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9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의결하면서 5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날 첫 일정으로 합참의장과 통화하며 전방 경계태세를 점검한 문 대통령은 이후 국립현충원 참배, 취임식, 국무총리 인선 발표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합참의장과 통화로 시작
자택 나와 현충원 참배
야 4당 방문 "협치" 강조
국회 로텐더홀서 취임선서

청와대 이동 후 인선 발표
"일자리 위원회 설치하라"
임종석 비서실장에 지시

■군 대비태세 점검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9분 선관위에서 대통령 당선인 확정을 받은 직후 군 통수권자로서 법적인 권한을 행사함과 동시에 제19대 대통령의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은 군 대비태세 점검으로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이순진 합참의장과 통화 형식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군 동태와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보고하라"고 지시한 뒤 "대통령으로서 우리 군의 역량을 믿는다"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합참의장을 비롯한 우리 장병들은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합참의장과의 통화에는 새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이 배석했다.

■주민 환송행사, 현충원 참배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9시 26분께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나와 10여 분간 주민들과 당선의 기쁨을 나누고, 감사 인사를 했다. 홍은동 자택은 지난해 1월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의 대표직을 사임한 뒤 이사해 1년 4개월 동안 거주한 곳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 경호팀과도 상견례를 했다. 문 대통령은 환송행사 이후에는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현충원 방명록에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라고 적었다.

■야 4당 방문, 협력 당부

문 대통령은 현충원 방문 이후 여의도를 찾아 야 4당 지도부를 차례로 만났다. 이는 국정을 안정시키고 개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회와의 협력이 필수 조건인 만큼 원활한 관계 설정 의지를 첫날부터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먼저 자유한국당 당사를 찾아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야당과도 소통하고 대화해서 국정 동반자로 함께하는 자세로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저희는 문 후보의 안보관을 많이 비판한 사람들인데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 불안한 안보관을 해소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선거 과정에서 어느 당보다 격하게 대립한 국민의당을 찾아 박지원 대표를 만났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뿌리는 같은 정당이기 때문에 더 특별한 협력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협력에 방점을 두고 야당으로서 견제할 건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도 잇따라 면담했다.

■5부 요인 상견례, 취임식

문 대통령은 야당 방문 이후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첫 상견례를 했다. 이 자리에는 정 의장과 황교안 국무총리, 양승태 대법원장,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대통령님께서 국정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손을 내밀도록 하겠다"며 국회 사무처가 마련한 '입법 및 정책과제' 책자를 전달했다. 황교안 총리는 "처음으로 준비 기간 없는 대통령으로 시작하시게 되지 않았나, 새 길을 새롭게 펼쳐주시길 바라면서 국민 모두 그 길을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총리님께도 협력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에는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역사와 국민 앞에 두렵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인선 발표, 1호 업무지시

문 대통령은 취임식 이후 청와대로 이동해 주민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황 총리와 오찬을 함께하고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보고받았다. 황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경제 및 외교안보 상황, 강릉 일대 산불, 구제역 상황 등 각종 현안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30분께는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대통령비서실장, 대통령경호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양복 상의 안쪽 주머니에서 꺼낸 종이를 보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인선 이유를 직접 하나하나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앞으로도 오늘처럼 국민들께 보고드릴 중요한 내용은 대통령이 직접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임종석 신임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제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 방안'을 하달했다. 또 경제부총리에게 당면한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당장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을 수립해 보고하도록 주문했다. 이는 대선 기간 '일자리 대통령'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데 따른 후속 실행 차원으로, 문 대통령은 관련 업무를 전담할 '일자리 수석'직도 신설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의은 청와대 관저 시설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아 2~3일간 홍은동 사저에 머물 예정이다.

또 외국 정상과의 통화 일정과 외국 정상을 초청하는 정식 취임식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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