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당선] 광화문 찾은 문재인, 시민 환호에 엄지손가락 치켜세워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광화문에는 이날 오후부터 모여든 수백 명의 지지자가 문 당선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일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문 당선인의 연설이 끝나자 광화문에 모인 지지자들은 "대통령 문재인" "서민의 편이 돼 주세요" 등 열화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문 당선인은 환한 웃음을 머금은 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환호에 응답했다.
박원순 등과 함께 단상 올라
안희정에 축하 뽀뽀도 받아
'축제의 장' 된 광화문 광장
부산 영도에 사는 文 모친
차분히 지켜보다 일찍 불 꺼
이날 문 당선인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의원 등 당 유력 인사들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특히 안 지사는 문 당선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기습 뽀뽀'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 지사는 또 "이 밤을 즐기자. 광화문 일대 호프집에 맥주가 완전히 동나도록 해 달라"며 "안 되면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외상을 달자"고 농담을 건네 환호를 받기도 했다.
추 대표는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순간이 너무나 감격스럽다"며 "우리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까지도 대통합시키고, 안보 위기와 경제 위기를 돌파해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압도적 힘을 주셨다. 문재인 대통령을 도와 달라"고 말했다.
또 박주민 의원, 치어리더 박기량 씨 등이 단상에 올라 흥을 돋웠다. 파란색 옷과 응원 피켓, 머리띠, 스카프로 문 당선인 지지를 드러낸 이들은 늦은 시간임에도 잇따라 광장에 모여들며 승리를 자축했다. 광화문을 지나던 시민들도 문 당선인 단상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등 대선을 축제처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문 당선인은 광화문 연설을 마친 뒤 10일 오전 홍은동 자택으로 이동했다. 문 당선인의 자택 앞에서도 수십 명의 지지자와 주민들이 당선 축하 플래카드를 내걸고 문 당선인을 맞이했다.
한편, 문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을 어머니 강한옥(90) 여사와 막내 여동생 재실(55) 씨는 부산 영도구 자택에서 조용히 지켜봤다. 9일 오후 영도구 남항동 문 당선인 어머니 강 여사가 살고 있는 H아파트 앞. 이곳은 문 당선인이 정치적 고비 때마다 마음을 가다듬고 모친을 만나기 위해 찾던 '정치적 휴식처'다. 고령인 강 여사는 출구조사가 발표된 오후 8시부터 TV로 차분히 개표를 지켜봤다. 출구조사 결과 문 당선인의 당선이 확실시됐지만 이후 별다른 격려 메시지 등을 남기거나 인터뷰에 응하지는 않았다. 오후 10시께는 집 안의 불도 꺼졌다.
더불어민주당 부산 선대위 관계자는 "고령으로 몸이 불편한 까닭에 특별히 입장을 발표하거나 밖으로 나오시지 않기로 했다"면서 "가족들끼리 편안하게 집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이승훈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