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당선] 역대 세 번째 PK 대통령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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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보 상태 숙원 사업 해결·지역경제 살리기 기대감

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PK 출신 대통령이 배출됐다. 사진은 2002년 서울 상도동에서 이뤄진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환담 장면. 부산일보DB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5·9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됨에 따라 역대 세 번째 부산·울산·경남(PK) 출신 대통령 시대가 열리게 됐다.

1992년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15년 만에 다시 PK 대통령이 역사의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故 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
이어 역사의 무대에 올라

두 전직 대통령 임기 중
부산 경제 활성화에 기여

고향 발전·PK 인재 등용
지역민, 새 대통령에 '희망'

■YS, 부산경제 부활 이끌다


경남 거제 출신인 YS는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벌인 대표적인 야당 인사였다. 그는 1970년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배해 처음으로 대선 고지를 앞두고 무릎을 꿇었다. 그 후 1987년 민주화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하면서 그해 12월 통일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도전했지만, 야권 분열로 민정당 노태우 후보에게 패했다. 절치부심하던 YS는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민주자유당을 만들어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 속'으로 들어갔다. YS는 민자당 내에서 민정계의 견제를 숱하게 받으면서도 1992년 대선 후보로 선출된 데 이어 마침내 1992년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부산을 기반으로 정치활동을 해왔던 YS가 대통령이 되면서 PK 인사 상당수가 요직에 진출했다. 최형우(내무부 장관), 박관용(청와대 비서실장), 서석재(총무처 장관), 박희태(법무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 경제에도 상당한 활력소가 됐다.

YS는 삼성그룹의 자동차 사업 진출을 허가하면서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부산 신호공단을 생산기지로 만드는 등 장기간 침체에 빠졌던 부산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힘썼다.

■노무현, PK 출신 인재 대거 등용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부산 중구 산복도로 일대를 돌아보는 문재인 당선인.
경남 김해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은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1988년 총선에서 YS의 발탁으로 국회의원이 됐고, '5공비리' 청문회 스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노 전 대통령은 YS의 3당 합당에 반대해 합류를 거부함으로써 오랫동안 정치적 고난을 겪었지만 지역주의를 거부한 정치인으로 대중에게 깊이 각인됐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후보로 선출된 데 이어 '이회창 대세론'을 꺾고 본선에서 대권을 거머쥐었다.

노 전 대통령도 당선 이후 PK 출신을 등용했다. 문재인(청와대 비서실장), 변양균(청와대 정책실장), 박봉흠(기획예산처 장관), 오거돈(해양수산부 장관), 김두관(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참여정부 시절 굵직굵직한 역할을 맡았다. 또 한국거래소의 부산 이전을 완료했고 북항재개발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는 등 지역경제의 기반을 닦아나갔다.

■새 PK 대통령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처럼 PK 출신 대통령들은 임기 동안 지역 출신 인재와 현안을 챙기는 등 고향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 이제 또 다른 PK 출신 대통령이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지역민들의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경남 거제 출신인 문 당선인은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했고, 부산 사상에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누구보다 PK 지역과 인연이 깊다.

그러다 보니 문 당선인의 인적 자원도 상당수 PK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이들의 요직 진출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장기간 답보 상태에 있던 지역의 대형 사업과 현안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바람도 적지 않다.

반면 국민통합을 앞세워야 하는 문 당선인이 인선 과정에서 PK 출신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PK에 유리하게 국비 예산을 배분하는 것이 더욱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15년 만에 새로 등장한 PK 출신의 문 당선인은 지역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고 지역민들의 정서를 껴안아 주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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