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5·9 대선] 짧았던 선거 기간, 뜨거웠던 '네거티브 전쟁'
5·9일 대선은 보궐선거로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에 치러졌지만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 본인에 관한 네거티브 공세 이외에 배우자나 아들, 딸 등 주변 인물을 겨냥한 의혹 제기가 줄을 이었다.
文 아들, 安 아내 채용 특혜
洪 '장인 막말' 등 공방 치열
劉·沈엔 비교적 공세 적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 아들의 채용 특혜 의혹이 네거티브 공세의 초점이 됐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문 후보의 아들 준용 씨가 한국고용정보원의 신입 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대선을 하루 앞둔 8일까지 공격을 계속했다. 한국당은 준용 씨에 대해 '국민 지명수배'를 선언했고 국민의당은 취업 특혜를 증언할 제보자가 많다며 "(특혜는) 확인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에서는 준용 씨가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 것도 문제 삼으며 "문 후보 아들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경우 아내인 김미경 교수의 특혜 채용 의혹이 쟁점이 됐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김 교수가 카이스트와 서울대에 채용될 당시 자격 미달이었지만 안 후보와 '1+1'로 채용됐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 교수에 대해서는 안 후보의 보좌진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안 후보 딸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며 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이 가족에게 집중된 것과 달리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본인의 '막말' 때문에 비판을 받았다.
홍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후보 자격부터 논란이 됐다. 선거 기간 중에는 돼지 발정제(흥분제) 사건을 기록한 자서전 내용 때문에 사퇴 압력을 받았고 막판에는 자신의 장인을 "영감탱이"라고 불러 논란을 일으켰다. 홍 후보는 '영감탱이' 발언에 대해 "경상도에서는 장인어른을 친근하게 표시하는 속어"라고 해명했지만 바른정당은 "경상도에서 어느 정상적인 사위가 장인에게 영감탱이라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문 후보와 홍 후보, 안 후보가 3각 네거티브 전쟁을 벌이면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는 상대적으로 네거티브 공격이 적었다.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 공격은 익명의 제보자 등 검증이 어려운 사실에 근거한 경우도 있어 대선 이후까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선거가 끝나면 네거티브 공방전과 관련된 고소, 고발은 취소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지만 일부 의혹에 대해선 법정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