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정치 신예의 파란'… 佛 대선, 마크롱 당선
프랑스 새 대통령에 중도신당을 이끄는 젊은 정치 신예 에마뉘엘 마크롱(39)이 당선됐다.
그동안 프랑스 정치를 양분해 온 공화당과 사회당이 아닌 1년여 전 창당해 국회 의석이 전혀 없는 신당의 30대 대표가 정치적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66.1% 득표, 르펜에 압승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
신생 정당 대표로 '대이변'
"국민 통합해 나갈 것" 소감
세계화, 문화 다원주의, 유럽 통합 등을 반대하며 국수주의를 선동한 극우 포퓰리스트 마린 르펜 바람에 우려를 표하던 유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의 공식 집계결과 중도신당 '앙마르슈'(En Marche·전진)의 마크롱이 예상을 뛰어넘는 득표율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 시간) 프랑스 내무부 잠정 집계 발표에 따르면 마크롱은 전날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2075만 3704표를 얻어 유효 득표수의 66.1%를 획득했다.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은 1064만 3937표를 얻어 33.9%의 득표율로 마크롱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마크롱은 결선 투표를 이틀 앞두고 집계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24∼26%포인트 차를 뛰어넘는 압승을 거뒀다. 마크롱은 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 이어 프랑스 제5공화국의 여덟 번째 대통령에 오르게 됐다.
올해 만 39세인 마크롱은 전통적으로 경륜이 풍부한 지도자를 선호해온 프랑스 유권자들의 관성을 깨고 프랑스 현대 정치사에 있어 가장 젊은 국가지도자로 등극했다. 프랑스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다. 주요국 국가수반 가운데서도 가장 젊은 지도자이다.
마크롱은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표현하지만, 유복한 환경에서 학업에 뛰어난 성취를 보이면서 전형적인 엘리트코스를 거쳤다. 그는 1977년 12월 21일 프랑스 북부의 유서 깊은 소도시 아미앵에서 의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마크롱은 파리의 최고 명문 앙리 4세 고교로 전학해 졸업한 뒤 파리-낭테르 대학에서 철학으로 박사예비과정(DEA)을 마쳤다.
마크롱은 이날 당선이 확실시되자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당선 축하행사에 참가해 자신의 당선을 "프랑스의 승리"라고 평하며 "'자유·평등·박애'라는 프랑스 혁명이념 아래 분열된 국민을 통합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마크롱의 당선은 프랑스 정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정당 출신이 아닌 신생 정당 대표인 까닭이다. 마크롱의 기반인 앙마르슈는 창당 1년 남짓 된 신생 정당으로 국회 내 의석이 없는 상태이다.
유럽연합 잔류, 자유무역, 개방경제, 문화적 다원주의 등을 내건 마크롱은 이번 대선에서 유럽연합과 유로존 탈퇴, 보호무역, 프랑스 우선주의 등을 내세워온 르펜에 맞서 개방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로 부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차기 프랑스 대통령으로서 대승을 거둔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