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학년별 수학 학습법] 상. 구구단 암기식 접근 'NO'… 개념·원리부터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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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포자 공포증'을 가진 부모들이 유아 때부터 놀이 수학 학원에 보내거나 방문 학습지를 받아보며 조기 수학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어릴 때 기계적인 접근법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오히려 수학 학습에 독이 된다고 했다. 원리 탐구의 재미를 놓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수학 기초 다지는 법을 명지초등 김혜정 교사와 동일중앙초등 조용진 교사의 도움말로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첫 회는 학년별 수학의 주요 개념과 학습법이다.

1~2학년은 '수 세기' 중요
문제집보다 실생활 속 연산 공부

3~4학년은 4자리 숫자·분수 배워
개념 정확한 이해가 가장 중요

5~6학년은 복잡한 연산 접해
여러 방법으로 문제 푸는 습관을

■초등 1~2학년 '생활 속에서'


초등학교 수학 교육에서 수와 연산 영역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1~2학년의 수 개념과 연산 개념은 모든 수학 학습의 기본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 시기는 네 자리 이하의 수를 읽고 쓸 수 있으며 수의 크기를 이해하고, 두 자릿수 범위 안에서 덧셈과 뺄셈이 가능해야 한다. 또 입체도형의 모양과 평면도형에 대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길이·들이·무게·넓이 비교, 시각과 시간도 이때 배운다.

그중에서도 수 세기가 가장 중요하다. 10개 이하의 물건을 하나, 둘, 셋 하면서 세는 것이다. 익숙해지면 2, 4, 6, 8, 10이나 5, 10, 15 등 뛰어세기를 해 본다. '수 세기'만큼 중요한 활동이 '10 만들기'다. 연산의 기초가 되기 때문. 한 사람이 4라고 말하면 상대방이 6이라고 말하는 식의 게임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행한다.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과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에 대한 확실한 개념 형성도 필요하다. 10이 넘는 받아올림은 '2+9, 3+8, 3+9, 4+7, 4+8, 4+9…9+8, 9+9'와 같이 36개의 덧셈이 존재한다. 교환법칙을 생각한다면 18개이다. 받아내림은 '11-2, 11-3,11-4…17-8, 17-9, 18-9'로 총 36개이다. 이 개념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계산이 돼야 사칙 연산이 쉽게 된다.

개념 형성을 위해 문제집보다 각종 재료를 이용해보자. 연결 큐브, 동전, 구슬, 블록 등을 이용해 직접 세어 보고 덜어내 보는 과정이 이 시기는 필수적이다.

10개들이 달걀 박스도 좋은 도구다. '9+7'을 셈할 때 달걀 박스 하나에 블록이나 구슬 등을 한 칸에 하나씩 넣어 9개를 넣고, 다른 박스에는 7개를 넣은 다음 전부 몇 개인지 물어보는 식이다.

■초등 3~4학년 '개념을 정확하게'

이 시기에는 4자리 이상의 숫자, 즉 앞으로 수학 과목에 등장하는 가장 큰 단위인 억 단위까지 배운다. 또 자연수 이외에 분수와 소수를 배운다. 저학년에서 '공 모양' '뾰족한 부분' 등 생활용어로 불렀던 도형의 이름을 '원' '각' 등의 용어로 배운다.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축소되긴 했지만, 평면 도형을 돌리거나 뒤집어 형태를 알아보기도 한다. 연산은 세 자릿수의 덧셈과 뺄셈, 자연수의 곱셈과 나눗셈, 분모가 같은 분수의 덧셈과 뺄셈, 소수의 덧셈과 뺄셈이 나온다.

4자리 이상의 큰 수를 일상 속에서 접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신문이 유용하다. 인구나 돈의 규모 등 기사 속 수를 쓰거나 읽는 연습을 자주 해 본다.

분수는 전체와 부분의 개념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8조각으로 나눠진 피자를 두고, 단순히 "이 피자가 몇 조각으로 나눠져 있느냐"고 물어보는 것보다 "전체 8조각 중 네가 먹은 것은 몇 개이니?"라고 물어보는 식이다.

평면도형의 이동은 칠교나 펜토미노, 테트리스 게임을 하면서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최근에는 무료 스마트폰 앱으로도 많이 나와 있다. 또 곱하기와 나누기는 각각 더하기와 빼기의 변형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조 교사는 "2를 5번 더한 것이 '2곱하기 5'의 의미이고, 100에서 20을 5번 뺄 수 있다는 것이 '100 나누기 20'의 의미라는 것을 알면 곱하기와 나누기를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며 "구구단 암기 식으로 접근하면 응용 문제를 잘 풀지 못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초등 5~6학년 '탐험을 즐겨라'

고학년은 연산이 복잡해진다.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과 뺄셈부터 분수의 곱셈과 나눗셈, 소수의 곱셈과 나눗셈을 배운다. 약수와 배수 개념도 배운다. 직육면체 등 입체 도형의 개념을 이해하고, 원주율과 평면도형의 둘레와 넓이, 입체도형의 부피와 겉넓이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비와 비율, 평균의 개념과 원그래프 등 각종 그래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해진 연산을 힘들어하면 저학년 때 배운 연산을 다시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 연산의 추론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31.4 나누기 5'는 '314를 5로 나눠 소수점을 이동한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이런 추론 능력은 한 문제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푸는 습관으로 키울 수 있다. 김 교사는 "3과 5분의 2, 2와 4분의 3을 더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풀 수 있다. 고학년일수록 정답을 빨리 맞히는 것보다 정답에 이르는 길을 '탐험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사는 시중에 판매되는 '영재원 문제집'류를 추천했다. 조 교사는 "영재원 대비 문제집은 수학의 원리와 본질을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오히려 단순 반복적인 문제집보다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송지연·임태섭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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