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떼도 아니고, 정치가 장난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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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에서 집단 탈당한 국회의원들의 오락가락한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바른정당에서의 탈당을 선언한 의원 13명 가운데 황영철 의원이 탈당을 번복한 데 이어 다른 의원 가운데 일부도 자유한국당의 친박(친박근혜)계가 자신들의 복당에 반대하고 여론의 역풍이 불자 '유턴'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은 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박계의 반발로 탈당 철회를 고민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서너 분 정도 저 같은 그런 말씀을 했다"고 밝혔다. 또 "당초 장제원 의원도 같이 탈당 철회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지만 '조금 더 고민을 해보겠다'라고 해서 혼자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2명의 탈당 의원 중 일부는 이날 회동을 갖고 친박계의 반발에 대한 고민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정가에서는 특히 장제원 의원의 '갈지자' 행보에 대한 비난이 폭발했다. 장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누구보다 강하게 박근혜 정부의 잘못을 성토했고, 바른정당이 창당되자 중앙당 대변인과 초대 부산시당 위원장까지 맡았다. 그 뒤 '고등래퍼'에 출연한 아들에 대한 논란으로 당직에서 물러났지만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유승민 후보 지원에 적극 나섰다.

그 와중에 장 의원의 지역구 구청장과 시·구의원 등 측근들이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하면서 '기획 탈당설'이 불거졌는데 이때도 그는 탈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결국 장 의원은 지난 2일 바른정당 집단탈당 때 은근슬쩍 묻혀 가면서 자신의 본심을 드러냈다. 그런 장 의원이 또다시 탈당 번복을 고심한다는 동료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정치가 장난이냐"며 "그는 부산 정치권의 수치"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
황영철 철회 등 오락가락

장제원도 번복 '고심 중'
"부산의 수치" 비난 봇물

장 의원은 현재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트 등 소셜미디어 계정을 모두 닫아버리고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른정당은 추가 탈당 가능성이 거론됐던 일부 의원이 당에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원내교섭단체 유지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 측은 탈당 사태 이후 후원금 급증과 함께 당원 가입이 크게 증가하는 등 그동안 침체됐던 지지도가 상승 흐름을 탔다고 분석했다.

그러자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 탈당파의 조기 복당과 친박계의 복권 등 대화합을 주장하고 나섰다.

홍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 유세에서 "모두 용서하고 하나가 돼서 대선을 치러야 한다"며 "친박들 중에서 국정농단 문제가 있었던 분들도, 바른정당에서 오려고 하는 사람들도 다 용서하자. 복당시키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당원권이 정지된 친박계 핵심과 복당을 신청한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을 모두 받아들이자고 당 지도부에 요청한 것이다. 이는 눈앞에 다가온 대선에서 잠복한 계파 갈등이 재발할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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