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앞이 안 보인다
바른정당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인 김무성 의원이 또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자신과 가까운 의원들이 대거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복당을 기다리고 있는 데다 지역구(부산 중·영도) 지방의원들도 상당수 이탈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6선의 최다선 의원이, 그것도 선대위원장이란 사람이 대선후보를 버리고 탈당하는 전무후무한 행위를 할 수도 없다. 그야말로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바른정당 탈당할 수도 없고
한국당 불만 극에 달해 있고
대선 뒤 탈출구마저도 깜깜
최근 바른정당을 탈당한 정치인은 대부분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이진복 이군현 여상규 김성태 김학용 홍문표 의원 등 대부분의 탈당파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을 탈당했고, 바른정당의 주축 세력이었다. 그런 김무성계가 대부분 빠져 나가 버린 것이다. 현재 바른정당 내부에는 김무성계가 거의 없다.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3일 "분명히 상의를 했다고 봐야죠. 김무성 의원이 그렇게 하라고 그랬겠죠"라며 "결국 대선이 끝나면 바른정당이 공중분해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의 말대로 대선이 끝나면 바른정당이 와해되거나 유승민계만 남게 된다. 김 의원의 입지는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
김 의원 입장에선 한국당으로 돌아가기도 힘들다.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 대표를 2년간 지낸 김 의원의 탈당을 강도 높게 비판한 적이 있으며 지금도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김 의원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평소 김 의원과 친했던 일부 부산·울산·경남(PK) 원외 인사들이 그와 같이 탈당하지 않고 한국당에 잔류한 이유도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대선 이후에도 바른정당을 계속 지키거나 무소속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김 의원의 '정치적 말로'가 순탄치 않다는 평가다. 권기택 기자 k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