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0000' 각 후보들 벤치마킹 대선 사례는?
"Again ○○○○!" 월드컵 축구 응원구호가 아니라 이번 5·9 대선에서도 과거 선거 사례가 반복되기를 기대하는 각 후보 진영의 바람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은 2007년 17대 대선 결과가 이번에도 재연되기를 희망한다. 당시 대선에서는 집권여당이 지리멸렬하면서 큰 이변 없이 야당 후보가 수월하게 당선됐다. 한나라당 이명박(MB) 후보는 본선 진출 후 계속 대세론을 유지하면서 역대 대선 사상 가장 큰 표차로 승리했다. MB의 지지율은 48.7%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26.1%)를 20%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권역별 득표율도 압도했다. MB가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文 "17대 대선 결과 재연을"
洪 "YS 모델, 3자 구도 필승"
安 프랑스 마크롱 사례 주목
문 후보도 촛불 정국 이후 지지율 1위를 뺏기지 않고 대세론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양강구도를 형성했지만 이제 다시 '문재인 대세론'이 힘을 받는다고 본다. 권역별 지지율도 2007년과 비슷하다. 대구·경북(TK)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이 같은 기류가 바뀌지 않기 위해서는 돌발 악재만 없으면 된다면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행보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1992년 14대 대선의 데자뷔를 기대하고 있다. 홍 후보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이 지난 24시간 동안의 구글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한 뒤 "표심의 선행지수가 역전된 것"이라며 "1992년 12월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득표한 42%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민주자유당 소속인 YS는 41.9%를 얻어 민주당 김대중(DJ) 후보(33.8%)와 통일국민당 정주영 후보(16.3%)를 꺾고 보수 진영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상 3자 대결구도에서 YS가 진보성향의 DJ와 기업가 출신인 정 후보를 이긴 것은 이번 대선 국면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평소에도 "3자 구도에서는 필승"이라고 주장해왔으며, 진보 성향의 문 후보, 벤처기업인 출신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출마한 것도 그때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정치 신인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결선투표에 진출한 프랑스 대선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다. 안 후보 측은 마크롱이 합리적 중도 노선을 표방하면서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앙 마르슈'(전진)를 창당해 기성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점을 주목한다. 안 후보 역시 보수·진보의 거대 양당 정치의 한계를 벗어나 신생정당인 국민의당을 창당했다는 점에서 마크롱 후보와 유사한 면이 많다는 것이다. 박석호 기자 psh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