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교수를…' 토막살인 충격에 빠진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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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하고 달아난 용의자A(49)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서울에서 붙잡힌 A 씨가 통영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통영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토막살인 사건(본보 4월 28일 자 10면 등 보도)에 통영지역이 충격에 빠졌다. 시신을 훼손하는 엽기적 범행이라는 점 외에 피해 여성이 지역에서 인맥이 두터웠던 대학 교수라는 점에서 사건의 충격이 쉽게 가시질 않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통영경찰서는 지난 29일 긴급체포한 용의자 A(49) 씨를 구속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추궁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동업 관계 용의자 검거
고인, 남다른 지역 사랑
지역사회 "너무 안타깝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1일 새벽 통영시 용남면 한 빌라 안방에서 B(47)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B 씨의 미성년 딸을 데리고 서울로 달아났던 A 씨는 딸은 자신의 모친에게 맡긴 뒤 경찰 추적을 피하려 휴대전화를 끈 채 하남시와 구리시 등 수도권의 숙박업소 등지를 전전했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오전 B 씨 남편과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당신 처를 죽였다"고 스스로 말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같은 날 낮 12시 50분께 빌라 1층 주차장 옆 창고에서 아이스박스 3개에 나눠 담긴 B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 이틀 뒤인 23일 통영에 들렀고 이때 범행흔적을 없애려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공동투자를 하면서 금전적 문제로 다투다 발생한 우발적 범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한 돈이 다 없어져 가는 것 같아 이를 따졌더니 B씨가 "너는 뭐했는데"라고 무시하자 격분해 이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부터 통영특산품 사업으로 동업을 해 왔고 그 과정에서 A 씨가 3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실제 투자액수와 범행 전 전세 보증금 6000만 원을 빼간 이유 등을 밝히기 위해 계좌추적 조사를 진행 중이다.

흔치 않은 잔인한 범죄인 데다 살해된 B 씨가 통영에서 유명한 대학교수라는 점에서 통영 지역의 충격은 더 크다. 무용을 전공한 B 씨는 수도권의 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경남권 한 대학의 초빙교수로 활동해 왔다. 각종 강연과 지역 사회단체 활동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외지인이지만 삶의 터전을 꾸린 통영에 대한 애착도 남달라 통영의 역사와 철학, 문화를 담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B 씨의 지인들은 좀처럼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한 지인은 "지역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정도로 누구보다 통영을 사랑했고, 또 누구보다 열심이었던 분이어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B 씨의 딸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27일 오후 3시 40분께 서울시내 한 커피숍에 있던 딸을 찾아 부친에게 인계했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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