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8] 文 적폐 청산 洪 보수 결집 安 공동 정부
후보들, '집토끼 전략'으로 선회
5·9 대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후보들이 초기 선거전략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선 막판 이념 논쟁이 격화되자 보수와 진보, 중도 진영의 본래 주장이 되살아나며 '집토끼 지키기' 전략이 힘을 받고 있다.
대선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하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적폐청산' 카드를 다시 내밀었다. 이는 '개혁공동정부'라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발(發) 대선판 흔들기 시도를 '적폐연대'로 규정하는 동시에 '보수본령'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 측은 30일 안 후보의 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정권연장을 꾀하는 적폐세력 연대로, 촛불민심을 배반하는 역사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도 이날 공주 유세에서 "진짜 정권교체, 확실한 정권교체"를 주장하면서 "선거철이 되니까 또 색깔론 종북몰이로 시끄럽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그동안 안 후보에게 집중했던 화력을 홍 후보에게로 분산하면서 양측을 모두 공격하는 키워드로 '적폐'를 사용하는 모습이다.
반면 홍 후보는 보수결집을 통해 막판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홍 후보는 리얼미터가 CBS 노컷뉴스 의뢰로 30일 내놓은 여론조사(27~29일 1523명 조사,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보수층 응답자의 46.8% 지지를 얻어 2위인 안 후보(19.0%)를 압도했다. 이는 홍 후보가 안 후보에 빼앗겼던 보수층 지지를 상당 부분 회복한 것으로 여겨지는 지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홍 후보는 우파 단독 정부론을 펴며 보수층 결집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홍 후보는 공동정부론에 대해 "'노'(NO). 단독정부를 세우겠다"고 주장하며 "1번(문 후보)과 3번(안 후보)은 어차피 합당할 것이기 때문에 (공동정부가) 의미 없다"고 잘라 말했다.
좌우 양측의 협공을 받게 된 안 후보는 '제3지대론'의 대표격인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킹메이커'로 내세워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안 후보 측 '공동정부준비위원장'을 맡은 김 전 대표는 30일 기자회견에서 반패권세력을 포괄한 개혁 공동정부 구성을 통해 개혁과제를 완수하고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개혁 공동정부 구상은 안 후보가 몸담은 국민의당이 소수 정당이라는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받는 국면을 돌파하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수권 비전을 제시하는 전략적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가) 당선이 됐을 적에 일단 정부를 정상 출범시키려면 국민의당이 40석 의석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공동정부의 성격을 갖지 않고는 설립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