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8] 공표 금지 전 여론조사 '관전 포인트'
입력 : 2017-04-30 23:01:05 수정 : 2017-05-01 10:19:02
① 文 지지율 45%? ② 安-洪 역전? ③ 洪 영남 1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9일 전북 익산역 유세에서 어린이의 그림을 받고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앞으로 이틀 후(3일)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 투표일(9일)까지 1주일간 '깜깜이 대선'에 돌입하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출처 불명의 여론조사 결과가 난무할 가능성이 높다. 각 후보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구도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 중이다. 선거 판세가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文 지지율 40% 안팎에 머물러
전문가들 "45% 넘기면 당선 확실"
安 지지율 하락세, 洪은 상승세
최근 조사서 오차범위 내 격차
洪, 대구·경북 지역서 文에 앞서
부산·경남까지 앞서면 판세 출렁
■3대 관전 포인트
공표 금지를 앞두고 1~3일에 여론조사 결과가 집중적으로 쏟아질 전망이다. 부산일보를 비롯한 전국 메이저 지방언론 연합체인 한국지방신문협회도 전국 최대 규모인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2일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판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각 주자들의 관심이 '여론조사 주간'에 집중돼 있는 이유다.
이번 조사에서는 판세 변화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3가지 요인에 관심이 쏠린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5%대에 안착할 수 있는지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해 2위로 올라설지, 또 홍 후보가 영남권에서 문 후보를 제치고 수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등이다.
먼저 문 후보 입장에선 '45%대 지지율'이 갖는 의미가 크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문 후보가 45%를 넘게 되면 당선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전략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철희 의원은 최근 "문 후보가 45%만 득표하면 어떤 경우가 생기더라도 이긴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의 지지율은 현재 40%대 안팎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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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서울 거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안철수-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역전 여부도 관심사이다. 안 후보의 하락세와 홍 후보의 상승세가 겹쳐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대부분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졌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여론조사선거심의위 참조)에서 홍 후보가 16.7%를 얻어 안 후보(20.9%)를 오차범위(5.0%포인트) 내로 추격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28~29일)에서 안 후보(23.0%)와 홍 후보(17.4%) 차이는 불과 5.6%포인트에 불과했다. 심지어 뉴데일리·에이스리서치 조사(29일)에서는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0.7%포인트에 불과했다.
'영남권 1위' 다툼도 치열하다. KSOI 조사에서 홍 후보는 PK와 TK에서 각각 21.1%와 36.8%의 지지율로 19.8%와 17.7%를 얻은 안 후보를 이겼다. TK에서는 문재인(24.3%) 후보도 12.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홍 후보는 PK(24.5%)와 TK(29.1%)에서 각각 19.1%와 12.1%에 그친 안 후보를 크게 앞섰다. 홍 후보는 이날 "남쪽 지역은 저희가 거의 평정했다"고 자신했다. 자신의 '영남권 집중 공략'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의미다. TK에 이어 PK마저 홍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게 되면 대선 판세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TK는 몰라도 PK에서 홍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기는 힘들 것"이란 주장과 "홍 후보의 상승세에 탄력이 붙어 '영남권 1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팽팽하다.
■지지율이 바꿔 놓은 대치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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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30일 서울 마포구 동물보호시민단체를 찾아 반려견을 안은 채 이동하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
공식 선거전 초반까지만 해도 홍 후보는 공격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주로 문재인-안철수의 싸움이었다. 문·안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워낙 크고 보수세력들이 숨죽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반전을 넘어서면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홍 후보가 치고 올라오면서 '대치전선'이 바뀌고 있다. 2위권 경쟁을 벌이는 안 후보와 홍 후보 간 어색한 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안 후보 측은 홍 후보를 향해 "문재인의 '킹 메이커' 역할을 관두고 후보를 사퇴하라"고 공격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경기도 수원 유세에서 "제가 후보사퇴 요구를 했다.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를 자신의 '페이스메이커'로 생각하는 홍 후보는 TV 토론에서 "안 후보의 경제공약이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추켜세웠다. 홍 후보 입장에선 '문-안-홍 3자 대결'이 결코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홍 후보가 이날 안 후보 측 김종인 공동정부준비위원장의 '공동정부'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도 현재의 대선구도로 승산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