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부산 선대위 르포] 북적대는 민주당, 활기 도는 한국당, 고군분투 국민의당
입력 : 2017-04-27 23:00:36 수정 : 2017-04-28 09:31:13
2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부산선대위 사무실이 각계에서 몰려든 지지자 등으로 붐비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부산이 5·9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부상하면서 각 후보 부산선대위의 활약상이 주목받고 있다.
부산선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각 후보의 부산선대위를 찾아 긴박하게 움직이는 선거 관계자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밀려들고 지지 선언 줄이어
80석 중앙홀 종일 꽉 차
기자회견 하루에 5~6건
부산 부산진구 서면교차로를 지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초대형 얼굴사진이 펄럭인다. 사진 현수막은 10층짜리 NH투자증권 건물 앞면 전체를 뒤덮고 있다.
민주당 문 후보 부산선대위 사무실이 있는 이 건물은 요즘 구름같이 밀려드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27일 오후 내내 부산선대위 사무실 중앙홀에 있는 80여 석의 의자와 소형 테이블은 사람들로 꽉꽉 들어찼다. 대부분 자발적으로 찾아온 지지자들과 분야별 전문가 또는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분야별로 모임을 가지며 문 후보 지지 전략을 논의한다. 각 분야·단체별로 이어지는 문 후보 지지선언은 대부분 이곳에서 비롯됐다.
부산선대위 사무실에 마련된 '교육실' 2곳도 거의 풀가동된다. 선대위 특보단 등에게 문 후보의 공약과 대선 대응 논리 등을 교육하는 곳이다. 20~30명이 참석하는 교육이 하루 4~5건 진행되며, 빈 시간엔 선대위 직능별 회의, 특보단 임명식 등이 이곳에서 이어진다.
박인영 부산선대위 대변인은 "신기할 정도로 종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선대위 중앙홀을 보면서 선대위 관계자들도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영 부산선대위 상황실장은 "음료수가 하루 500병 이상 소진되는 걸로 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면서 "퇴근 이후 선대위를 찾는 사람도 많아 오후 9시까지는 시끌시끌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700여㎡ 넓이의 부산선대위 사무실에는 모두 150여 명이 상주하며 근무한다. 선대위 주요 직책을 맡은 간부와 자원봉사자 등이 넓지 않은 사무실에서 부대끼며 일하고 있다. 이들은 오전 6~8시에 출근해 건물 관리규정상 퇴근해야 하는 오후 11시까지 선대위를 지킨다.
부산선대위는 요즘 하루에만 대여섯 건의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각계각층에서 지지선언이 쏟아지는 까닭이다. 행사가 너무 많아 헷갈린다는 기자들의 아우성에 선대위는 '기자회견·보도자료 일일 목록'을 별도로 작성해서 배포해야 할 정도로 진땀을 빼고 있다.
최인호 부산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은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문 후보 당선과 국민 행복을 위한 논의가 선대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자유한국당
 |
27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부산선대위 사무실에서 여성당원들이 선거전략 회의를 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
보수 결집 움직임에 분위기 후끈
지지자 방문·전화 급증
총괄본부장 사무실 숙식
27일 오후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부산선대위에 들어서니 '서민 대통령 홍준표, 착한 사람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란 대형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곳곳에 기호2번 홍준표 포스터를 붙여놔 선거분위기가 후끈 느껴졌다.
부산시당 4층에 꾸려진 선대위 사무실에는 10여 명의 사무처 직원들 외에 민원인들까지 3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장종진 시당 사무처장은 "선거운동 초반 썰렁한 분위기마저 감돌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는데 최근 보수 결집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확실히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밝혔다.
부산선대위는 지난 주부터 시민 응대를 전담으로 하는 상주 봉사자들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 시민 응대 당번으로 오전 10시부터 사무실에서 근무 중인 노인숙 시당 직능위원장은 "봉사자 5명으로는 전화응대까지 하기에 벅찰 정도"라며 상기된 모습으로 말했다.
선대위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홍준표 후보가 시원시원하지 않냐"며 엄지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선대위 사무실은 24시간 체제로 운영된다. 이헌승 총괄본부장은 선대위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오전 6시 전에 기상을 해 오전 7시까지 현장에 도착해야 하는 시당 유세차를 준비해 출발시켜야 한다.
유세차가 출발하면 선대위 관계자들은 사무처장 주재로 다음날 일정을 위한 회의를 갖는다. 27일에는 주말 부산을 찾는 홍 후보의 동선과 세부 일정을 짜느라 더 빡빡한 일정을 보내야 했다. 점심은 밖으로 나갈 시간도 없어 사온 김밥으로 대신했다. 이날은 또 오후 3시 시당 5층 강당에서 열린 특보단 임명식 때문에 평소보다 몇배나 많은 손님들이 다녀갔다.
부산 곳곳에서의 지원 요청을 조율하다 보면 24시간도 짧다. 마이크와 LED화면을 꺼야 하는 밤 9시가 되면 유세차가 현장을 떠나 선대위 사무실로 돌아온다. 하루 일정이 어느정도 정리되려면 자정은 돼야 한다.
종반전을 앞두고 보수세력의 지지와 격려가 모여드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선대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서준녕 기자 jumpjump@
국민의당
 |
27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부산선대위에서 배준현 위원장과 당원들이 선거전략 회의를 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
캠프 열악해도 서로 격려하며 분발
당비·인원 넉넉지 않지만
사무원들 열기·의지 강해
27일 오후 찾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부산선대위 사무실은 '고군분투'의 현장이었다. 현역 의원 한 명 없는 지역에서 '안철수 바람'을 일으키려는 선거사무원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비쳐졌다.
동구 초량동의 시당 당사에 꾸려진 선대위 사무실은 오전 8시께 문이 열린다. 배준현 상임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주요 팀장들의 아침회의가 시작되고, 전날 상황 점검 및 당일 일정 공유가 이뤄진다. 당직자들 한 명, 한 명이 맡은 역할이 많다 보니, 수시로 개별회의가 계속 이어진다.
조직력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당사엔 핵심 당직자부터 아르바이트 학생까지 50~60명이 상시적으로 머물러 있다. 특히 최근엔 중앙당 차원의 국민통합위원회 인원들이 지역에 투입되면서 더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주 목격되는 장면이 50대 이상의 안 후보 지지자들의 갑작스러운 방문이다. 흔히 말하는 전략적 보수주의자다. 배 위원장의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방문객들을 맞는 것이 될 정도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확실히 느낀다. 될 만한 후보에게 표를 찍어주겠다고 지지의사를 밝히는 어르신들의 전화도 자주 걸려온다"고 말했다.
분주하지만 어수선한 것도 사실이다. 한달 전부터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지지자들이 결집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선거준비를 할 여유가 없었다. 부산선대위가 늦게 꾸려져 선거운동과 역할분담이 사실상 동시에 이뤄졌다. 입당한 전·현직 지방의원들이 지역운동원을 데려와 대선 운동에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선거 캠프가 열악하다는 것 역시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별도의 선대위 사무실을 열 계획도 자금문제로 중도포기했다.
하지만 선거사무원과 당직자들의 열기는 어느 당보다 뜨겁다. 조직이 아니라 안 후보에 대한 기대로 모인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선대위 사무실에는 드러나지 않은 바닥민심이 안 후보로 기울어있다는 걸 서로 확인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
배준현 위원장은 "처음부터 열악한 상황을 각오하고 시작한 일이었다. 부산시민의 조용한 응원이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