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1] 역대 대선 '캐스팅보트' PK 표심 이번 승패도 "내 손안에 있소이다"
부산·울산·경남(PK)은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PK 민심을 얻어야 대권을 잡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열흘 정도 남은 19대 대선에서도 PK가 승부처가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에도 PK 민심을 얻지 못하면 당선이 힘들 것"이라고 장담한다.
2위 싸움 PK지역 지지율이 좌우
홍, 16.7→19.8% 뚜렷한 상승세
안, 24.4→13.7% 급락 '역전'
최근 지지율 추이를 보면 PK 민심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최근 조사가 이를 입증한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2주간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보수층과 PK 민심의 변화 때문이다. 특히 PK 민심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24~26일 실시한 조사에서 안 후보는 22.8%, 홍 후보는 13.0%를 기록했다. 이 기관의 19~21일 조사에서 안 후보는 28.4%, 홍 후보는 10.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안 후보는 5.6%포인트(P) 빠졌고, 홍 후보는 2.5%P 상승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격차가 상당폭 줄어들어 19대 대선전이 '1강-2중-2약'으로 재편되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요한 점은 두 사람의 지지율 변화에 PK 민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1주일 사이에 두 사람의 PK 지지도에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홍 후보는 16.7%에서 19.8%로 3.1%P 늘어난 반면 안 후보는 24.4%에서 13.7%로 크게 줄어들어 홍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48.9%) 후보에 이어 PK에서 2위를 차지했다. 1주일 사이에 안 후보의 PK 지지율은 10.7%나 빠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고착화되거나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안 후보와 홍 후보 모두 같은 PK 출신이지만 안 후보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 소속이고 홍 후보는 오랫동안 PK 지역의 지지를 받아온 한국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 후보는 이번 주말(29일) PK에서 대규모 유세전을 펼치며 다시 한번 바람몰이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선거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PK 지역 공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충고가 많다.
역대 대선의 결과를 봐도 PK 민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PK의 압도적 지를 받은 자유한국당 김영삼 후보는 14대 대통령에 당선된 반면 PK 공략을 다소 소홀히 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한 문재인 후보가 유달리 부·울·경 공략에 관심을 갖는 것도 PK 민심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권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