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포트] 비행기로 투표장에… 단체 참여도
오키나와에서, 구마모토에서, 오이타에서, 나가사키에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일본 후쿠오카 현 후쿠오카 시 후쿠오카 총영사관에 재외국민들이 모여들었다.
대선 재외국민투표 '열기'
후쿠오카만 2162명 등록
26일 오후 후쿠오카 총영사관. 봄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유학생, 단기체류자 등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국외부재자 1116명,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국적이 한국인 재일교포 등 주민등록번호가 말소된 재외선거인 1046명 등 총 2162명이 후쿠오카 총영사관에서 투표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나가사키 현 면세점에서 일하고 있는 임 모(25) 씨는 "2주 전 워킹 홀리데이로 일본에 왔다. 투표를 꼭 하고 싶어서 한국에서 재외국민 투표 등록을 하고 왔다"고 웃었다.
투표하기 위해 멀리서 온 재외국민은 임 씨뿐만이 아니었다. 구마모토 현에서 온 이애주(35) 씨와 오이타 현에 사는 최재경(35) 씨는 이날 투표를 위해 일부러 직장에 휴가를 내고 총영사관을 찾았다. 이들은 "고속버스를 타고 3~4시간 걸려 이곳에 왔다. 나라가 어려운 시국에 내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과 '장미대선'은 정치에 무관심했던 교민들의 마음도 흔들었다. 자원봉사로 투표참관인을 자처한 한 교민은 "17년 째 일본에 살고 있지만 투표도 처음이고, 봉사활동도 처음"이라면서 "어제는 멀리 오키나와에서 비행기를 타고 투표를 하러 온 청년도 있었고 젊은 사람들의 참여도가 높아서 놀랐다"고 전했다.
이날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후쿠오카 지부 소속 교포들도 투표를 위해 단체로 총영사관을 찾는 등 다양한 연령의 교민들이 투표했다. 투표장을 찾았지만 미리 재외선거인으로 등록하지 않았거나 신분 확인 서류 미비로 안타깝게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재외선거는 이번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29만 7919명이 신청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신분 확인을 하고 투표지를 받아 기표하는 등 투표 방식은 똑같다. 다만 회송용 봉투에 넣은 투표지는 외교 행낭에 넣어 한국으로 발송되고, 선거일 동시 개표된다. 25일부터 시작된 재외선거는 30일까지 계속된다.
후쿠오카=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정치부 국제팀
서일본신문 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