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알레르기 치료 어떻게] 두드러기·호흡 곤란·복통 동반… 원인이 된 약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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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알레르기는 심하면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만큼 우선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부산일보DB

"아파도 그냥 참고, 병원에는 안 가요. 아니, 못 가죠. 그런데 혹시 앞으로 큰 수술을 받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게 걱정이에요."

병을 치료하기 위한 필수적인 약물이 어떤 사람에게는 더 큰 불편을 주고,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과민반응)는 국소적인 두드러기나 부종부터 알레르기 쇼크, 전신의 피부와 점막이 벗겨지고 사망에 이르는 등의 중한 반응까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약물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고통을 참거나 약물을 피할 수 만은 없다. 환자와 의사 모두를 불안하게 하는 약물 알레르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일반적 약 부작용과 달리
특이 체질에만 나타나
심할 땐 쇼크와 사망까지

대부분 대체 약품 있어 안전
환자에 다시 투여해 진단도

■중증 과민반응 화상·장기 손상 초래


알레르기란 우리 몸에 무해한 물질(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음식물, 약물 등)에 대해 과도한 면역반응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약물 알레르기는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약물 부작용과는 달리 해당 약물에 대한 특이체질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만 나타난다.

따라서 예측이 불가능하고 약물의 고유작용과는 전혀 다른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즉, 감기 증상이 있어 진통소염제를 먹었는데, 전신에 두드러기가 나면서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약물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지만, 비교적 흔하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약물과 중증 반응을 일으키는 약물이 있다.

약물 알레르기는 약물에 노출되고 즉시 생기는 급성 반응과 수일에서 수주 뒤에 발생하는 지연 반응으로 나눈다. 급성 반응은 말 그대로 약을 먹고 1시간 이내에 피부가 가렵고 두드러기가 나거나 얼굴이 부어오르기도 하며, 숨이 차거나 복통·구토가 동반된다.

또 심할 때는 혈압이 떨어지기도 한다. 급성 알레르기 반응의 경우 초기에는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으나, 동일한 약물이 반복 투여될 경우에는 점차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이와는 반대로 약을 먹고 한참 지나서 발생하는 지연 반응은 피부 증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붉은 반점과 같은 발진이 전신에 퍼지거나 입술, 입안 점막에 물집이 잡히거나 헐기도 한다. 열이 나고 인후통이 있으며, 전신 통증이 동반돼 처음에는 감기로 생각하고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중증 과민반응의 경우에는 전신 피부에 물집이 잡히면서 벗겨져 화상과 같은 상태가 되기도 한다. 또 간이나 신장 등 각종 장기가 손상을 입기도 한다.

■특정 약물 직접 투입해 진단

약물 알레르기 진단과 치료의 첫 단계는 약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다. 일부 환자들은 약물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경우 처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다른 병원이나 약국으로 옮겨 치료를 받기도 하는데, 이같은 경우에는 동일 또는 유사한 약물을 반복적으로 처방받을 수 있어 더 위험하다.

약물 알레르기의 진단은 원인 약물이나 환자의 증상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혈액 검사로는 일부의 약물에 대해서만 약물 알레르기를 진단할 수 있다. 혈액 검사나 피부 시험으로 진단이 안되는 경우에는 특정 약물을 직접 환자에게 투여해서 진단하게 된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알레르기내과 박찬선 교수는 "약물 알레르기가 의심되면 우선 해당 약물을 중단하고, 처방한 의사에게 알리며 약물명과 성분명을 알아둬야 한다"면서 "약물 알레르기의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양하며, 대부분의 경우에는 약물을 중단하고 적절히 조치를 하면 단기간에 호전된다. 하지만 중증 과민반응의 경우에는 일부 환자에게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원인 약물 피하는 것이 좋은 예방법

당연한 말이지만, 원칙적으로 원인 약물을 피하는 것이 약물 알레르기의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충분한 대체 약물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약물을 안다면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 약물 알레르기의 가능성이 있는 약물 모두를 회피하게 되면 불필요한 제한을 받게 돼 환자나 의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약물에 대한 과민반응이 있으나 그 약물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면 '탈감작(과민성을 가지고 있는 물질을 아주 소량 주사하며, 점차 그 양을 증가시켜 가는 알레르기 질환 치료법의 하나)'이라는 방법을 이용해 투여할 수도 있다.

박 교수는 "약물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미리 대비해 향후에 발생할 부작용을 예방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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