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길거리 유세도 '동서 격차'
입력 : 2017-04-24 23:05:16 수정 : 2017-04-25 10:11:29
24일 부산 해운대구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서 열린 '함께 할수록 아름다운 사전투표 체험행사'에서 시민들이 사전투표를 체험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대선 D-14. 부산의 '핫플레이스'가 파랑, 빨강, 노랑, 초록, 하늘색 등으로 알록달록하게 물들었다. 서면 쥬디스태화, 경성대, 수영교차로 등에는 각 정당의 현수막과 유세 차량들이 거리를 매웠다. 마이크에서 뿜어대는 유세 구호와 선거송도 끊임없이 귀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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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15일 앞둔 24일 오후 사람들로 붐비는 부산 영도구의 중심가인 대교동 태종로 일대가 선거 유세 차량이나 운동원들을 찾아볼 수 없다. 김경현 기자 view@ |
지난 주말 오후 5시 부산 영도구 영선동 소방사거리 앞. 이곳은 S샌드위치, V카페 등 유명 프랜차이즈 맛집들이 몰려 있는 '태종로'와 연결된 이 지역 대표 핫플레이스다. 그러나 이곳은 마치 대선이 '남의 집 잔치'인 것처럼 조용하다. 유세차량은 보이지 않았고 현수막도 눈에 띄지 않는다. 거리에서 주말마다 군밤, 땅콩 등을 팔아온 김 모(43) 씨는 "주말마다 오는데 오늘 처음 유세차량이 지나가는 걸 봤다"면서 "뭐 알아서 (대선후보를)찍으라는 건지, 이번 대선은 너무 조용하다"고 말했다.
후보들 유세차량·현수막
해운대 등 동부산에 집중
"알아서 찍으라는 건지…"
원도심·서부산권 소외감선거 유세도 동·서 격차가 뚜렷하다. 이번 대선 유세전은 동부산권에 치중돼 펼쳐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표심이 유동적인 젊은 층이 많이 살기 때문에 집중 공략을 하는 것이다. 반면 일부 원도심권과 서부산권에 거주하는 고령인구들은 '길거리 유세'에서 소외되고 있다.
실제로 본보 취재진이 '대선 빅5'(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가 속한 각 정당의 부산시당 유세 일정을 모두 분석해 보니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시당 차원의 유세지역 1순위는 서면을 낀 부산진구(17번)였다. 이어 해운대구(15번), 기장군(15번)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강서구는 5번으로 꼴찌였고, 영도구와 서구는 7번에 불과했다. 북구도 8번으로 하위권에 속했다.
주민 손희정(68·북구 화명동) 씨는 "유세가 없어 조용해서 좋지만 선거에서 소외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훈·김준용·조소희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