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2017명 '장기기증 서약' 나눔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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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종합병원 임직원 등 2000여 명이 사후 장기기증에 서약했다. 정근(왼쪽에서 다섯 번째) 병원장이 강치영(여섯 번째) 한국장기기증협회 회장에게 서약서를 24일 전달했다. 김경현 기자 view@

자신의 소중한 장기 일부를 대가 없이 기증하는 '새 생명 나눔 운동'이 부산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24일 오후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정근) 9층 회의실. 이날 이 병원에서는 의미 깊은 행사가 열렸다.

온종합병원 임직원·가족 등
장기기증협회에 서약서 전달
'새 생명 나눔 운동' 첫 결실


정근 병원장이 2017명이 작성한 장기기증 희망등록 서약서를 한국장기기증협회(회장 강치영)에 전달했다. 서약서는 뇌사 판정 후나 사후 자신의 장기를 기증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전달식은 최근 부산일보와 부산시, 부산시의회, 부산시교육청, 한국장기기증협회 등이 부산지역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 활성화를 위해 함께 나서기로 한 후 처음 있는 공식 행사다.

지난해부터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서약 운동을 펼친 정근 병원장은 장기 기증 활성화와 인식 개선에 동참하기 위해 이날 전달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장기 기증을 서약한 사람들은 온종합병원의 전 임직원과 가족, 병원 자체 건강대학인 ㈔한국건강대학 재학생·졸업생, 입원환자 중 희망자, 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 회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근 병원장은 "25년 전 장기 기증과 이식수술이 초창기일 때 각막이식 수술을 집도한 적이 있는 의사로서 보람과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며 "장기 기증이라는 생명나눔운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병원 최영숙 간호부장은 "장기 기증 서약의 중요성을 알고 간호부 직원의 참여를 먼저 이끌어 냈으며, 직원 가족과 입원환자들에게도 상세한 설명을 통해 사후 각막 및 장기 기증 서약운동을 펼쳤다"며 "나이팅게일의 선언문을 떠나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감당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린닥터스 박종길(댄디 종합건설 대표) 이사는 "가족회의를 거쳐 아내와 아들딸 등 일가족 6명이 생명 나눔의 고귀한 사랑 실천에 동참하게 됐다"며 "병들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사후 각막 및 장기 기증을 하기 위해 이제는 건강을 챙기며 몸을 관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강치영 회장은 "장기를 기증받기 원하는 사람은 많은 반면 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며 "개인은 물론 부산지역의 많은 봉사단체가 장기 기증에 동참해 준다면 부산이 생명의 도시, 나눔의 도시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은 한국장기기증협회 등 장기이식등록기관이나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KONOS)를 통해 할 수 있다.

류순식 선임기자 ssry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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