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 "영남 민심 잡았다" 서로 장담… '마음 바빴던' 주말 성적표
5.9대선을 보름여 앞둔 23일 각 정당은 판세의 바로미터인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의 주말 승부 성적표를 두고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으며 지역공략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서로 '영남 민심'을 잡는데 성과를 거두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민심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주말 PK지역의 최고 승자는 문재인 후보라며 중앙당에서 '부산이 디비졌다'는 제목의 논평을 낼 정도로 기세가 올랐다. 지난 22일 부산 서면 유세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모여든데 대해 크게 고무된 결과다. 문 후보 부산선대위 역시 23일까지 서면 행사 내용을 SNS 등으로 계속 전파하며 "당초 1만 명을 예상했는데 3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고 희색을 띠고 있다. 부산선대위 측은 "하루 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서면 유세에 1000~2000명의 인파가 모인 것과 비교하며 부산에서 판세가 드러났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文 서면 유세 수만 인파
'송 문건' 파문 등은 부담
洪 '돼지흥분제' 논란 속
부산서 '양강 구도' 별러
安,지지율 격차에 긴장
북항서 부산 5대 공약 발표
하지만 주말 내내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을 둘러싼 이른바 '송민순 문건' 파문이 확산되면서 보수 색채가 강한 영남권에서 민심을 잡았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부산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유세에서 겉으로 드러난 인파가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주적 논란'과 함께 '송민순 문건' 문제는 지역에서 파괴력을 가지는 주제다. 실제로 보수 결집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지역에서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힘겨운 주말을 보냈다. 홍 후보가 지난 200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밝힌 '돼지흥분제' 논란이 확산되면서 각 당에서 주말내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23일에는 안철수 후보 선대위와 국민의당 전국여성위원회에서 '대통령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이날 홍 후보를 '엽기적인 후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홍 후보는 이에 대해 해명하고 이날 오전 보수성향의 원로급 인사들과 기독교 인사들을 만나 자신이 안보를 책임지는 유일한 보수우파 후보임을 부각했다. 국내외적으로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송민순 문건 파문으로 조성된 안보 이슈를 극대화하고 보수 결집을 이뤄내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홍 후보의 영남지역 지지율이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국면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홍 후보의 부산선대위는 지난 주말 문재인 후보가 '부산 대선공약집'을 내지 않고 있다며 공개질의서를 내는 등 문 후보와 각을 세우며 지역에서 '홍·문'(홍준표·문재인) 양강 구도 형성에 나서기도 했다.
![]() |
부산을 방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21일 오후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에서 유세한 뒤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