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삶과 꿈] 중소기업부, 이번만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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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옥 화인테크놀리지 대표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은 각계각층을 위한 공약들을 발표하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한다. 중소기업과 관련해선 "지원예산을 늘려 주겠다" "특별법을 만들어 규제를 철폐해 주겠다"는 등등 각종 청사진이 쏟아지곤 한다. 필자 역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이다 보니 관련공약에 관심이 많아진다.

이번 선거에서도 중소기업과 관련한 여러 공약이 공개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우리 중소기업인들이 가장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정부부처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이번처럼 모든 유력 후보가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정부부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적이 없었기에 그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 중심 경제 구축돼야
경제난 딛고 위기 극복 가능
中企 전담 부처 신설 공약
대선 후보들 반드시 지켜야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제발전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일해 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진정한 선진국으로의 진입으로 평가받는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모든 것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묵묵히 노력을 경주해 온 우리 중소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의 땀과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전체 사업체 수의 약 99%, 고용의 약 88%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현실은 어떠한가? 굳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갑을논란은 차치하더라도, 해마다 경영여건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언제는 좋았던 적이 있었냐는 얘기도 하지만, 직접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선 분명 요즘의 경영상황은 결코 좋은 여건은 아니다. 원자재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으며, 중국·동남아국가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다. 납품단가 빼고 전부 오른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그뿐인가.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도 근심거리다. 청년실업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실상을 보면 중소기업들은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각종 규제로 인해 국내에서의 기존사업은 위축되고, 신규사업을 펼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언론과 학계에서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됐다고 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준비가 사실상 전무하다.

최근 미국, EU를 비롯한 국제시장에서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대부분의 국가가 경제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 중견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창업,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기존 산업을 IT등과의 융합을 통해 재편하는 등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 제고의 해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 우리도 서두르지 않으면 성장 동력을 잃고, 선진국의 문턱에서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게 될지 모른다. 국가적 과제로써의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강력한 정책추진이 필요한 이유다. 그 시작이 일원화되고 통합된 권한을 가진 중소기업관련부처의 신설이다.

물론, 중소기업청이 그러한 역할을 맡아 왔고, 잘 수행해 오고 있지만, 지금과 같이 산업부의 외청으로서 중소기업을 대변하고 진정한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부를 신설해서 다른 부처와 대등한 관계에서 각종 중소기업 법률을 제정하고, 타 부처의 규제나 불공정거래 등의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진정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부처가 필요하다. 또한 각 부처별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제도가 제각각인 점도 중소기업부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부와 지방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각종 중소기업 지원사업들을 통합 관리하고, 진정 현장중심으로 제도가 운영될 수 있는 체계의 정비가 절실하다.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중심의 경제체제로 변해야만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리고 그 첫 단추는 중소기업부의 신설이 아닐까 싶다. 중소기업인들의 오랜 염원인 중소기업부의 신설이 이번에는 공염불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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