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리원전보다 해상원전 선박을 건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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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인류역사를 보면, 교통·통신 등 이동체 개발이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만약 원자력발전소가 이동하면서, 필요한 장소와 시간에 맞춰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 얼마나 효율적이고 편리할까? 1960년대 파나마운하 독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에너지 공급에, 미국은 10㎿급 소형 원자력발전 선박을 건조해서 활용했다. 그때의 원자력 발전기술은 오늘의 대형원전과 비슷해서 안전성의 문제 때문에 상용화되지 못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세계원자력기구가, 원전의 중소형화와 최고 안전성을 원자력 핵심정책으로 공식 선언했다. 여기에 부응하는 원전기술로 등장한 것이 소형모듈형 원전, 즉 SMR이다. 기존 형태와 비교하면, 강제 경수냉각 방식에서 자연 금속냉각 방식으로, 대형의 개방형 발전에서 소형의 밀폐형 발전으로, 우라늄 연료공급은 3년 단기에서 30년 장기로, 핵폐기물 발생량도 대량에서 소량으로, 총체적 안전성은 기존보다 1000배 이상인 획기적 기술발전형이다. 사실, 이 SMR는 러시아가 지난 50년 이상 핵 잠수함에 사용하면서 기술성, 안전성이 입증된 것으로, SMR가 장착된 핵잠수함은 450척 이상, 그 외 쇄빙선, 군용선박 등이 1000기 이상 실용화되었다.

특히 차세대 원전 전문가모임인 Gen4와 오바마 대통령이 기술발전형인 SMR를 공식 인정하면서, 신생아 틀을 벗고 드디어 성인신분증을 받게 되었다. 돛단 풍력배로부터 증기선이 개발되면서 육지의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이제 디젤엔진 선박으로부터 원자력추진 선박으로 발전하고, 이 선박이 원자력발전 선박으로 발전한다면, 해상의 조선·해운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원자력추진 선박은 디젤엔진 선박에 비하면, 선적량, 운송속도, 운송비 등에서 최소 2배 이상 유리하다. 여기에 SMR 몇 개를 병렬로 장착해서 원자력발전 선박으로 등장한다면, 분명히 해양영토 개발시대가 개막될 것이다.

지금 조선·해운산업 회생을 위하여, 정부는 '밑 빠진 독'이란 비판 속에서도 대우조선에 4조 원대의 추가 지원을 하기로 했을 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 25조 원을 지원하고 그중 11조 원으로 252척의 선박 발주를 계획하고 있지만, 과연 회생시킬 수 있을까? 역사의 정답은 오로지 혁명적 신기술의 과감한 상용화뿐이다. 또한, 오늘 우리 경제가 고속성장이 가능했던 저변에는 우리 국민의 저력이 자리 잡고 있다. 선진국이 개발한 원천 기초기술을 혁명적으로 신속히 상용화하는 자질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정치 격동에 표류되는 동안, 중국이 우리 자질보다 앞서기 시작했다. 망망한 남중국해 일대의 유전·가스 등 해양자원 개발을 위한 에너지공급을 위해, 중국이 SMR 원자력발전 선박 20척 정도를 건조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원자력 발전 선박이 상용화되면, 영화 판도라 같은 지진에 고리원전 참사도 막을 수 있고, 또한 낮에는 산업단지에, 밤에는 관광·유흥지역에 이동하면서 에너지공급이 가능하다. 바다의 수많은 섬이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심해저의 엄청난 광물·생물자원이 개발되면, 인류경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현재 고리원전 문제를 혁명적으로 푸는 방법이 해상의 원자력발전 선박으로 귀결되면, 부산·경남 지역은 원자력발전 선박을 건조하는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 더불어 조선·해운산업은 활력이 넘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탄생할 새 정부가 혁신적, 과학적, 창조적 사고로 원자력발전 조선산업에 신기술의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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