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듣는 재테크 전략] 금리 오르고 있는데… 어떻게 돈 굴려야 할까요?
금리가 앞으로 상승한다고 가정할 때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투자전략은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고, 예금은 짧게 운영하는 것이다. 즉 대출은 저금리로 최대한 길게 가져가고 예금은 만기를 짧게 해서 금리가 상승한 이후에 장기로 예치해 이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것이 통상의 재테크 전략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전략이 제대로 맞아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예금금리는 너무나 천천히 상승해 초단기상품으로 장기간 운영하다가 오히려 이익이 줄어드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았다. 대출의 경우에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스프레드를 극복하기엔 금리상승의 폭이 그리 크지 않아 이 또한 이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 자산운용전문가들로부터 금리 상승기 재테크 전략을 들어본다.
KEB하나은행 박규석 PB부장
주택담보대출은 아낌e보금자리론,
중기대출은 혼합금리형으로
복잡한 금리상승에 대한 경우의 수를 모두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대출과 투자에 대한 팁을 몇가지 소개하려고 한다.
주택담보대출 중 '아낌e보금자리론'이라는 대출이 있다. 대출 전 기간 고정금리에 이자도 현재 변동금리보다도 낮은 연 2.8% 수준에서 시작한다. 가구 1주택, 주택가격 6억 원 이하,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 원 이하, 대출최대금액 3억 원 등의 요건이 있으나 주택 구입 후 장기간 운영코자 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 및 심사 후 은행에서 대출 실행한다.
또 중기 대출은 혼합금리형 상품을 살펴야 한다. 대출 취급 후 3년 또는 5년 동안 대출금리가 고정되어 안정적인 대출 운영이 가능하며 그 이후에는 6개월 변동금리로 기준금리가 바뀌는 혼합형 상품이다. 은행상품은 취급 시기에 따라 신규 대출금액의 10~30%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혜택이 있으므로 중장기간의 대출에 적합하다.
금리상승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는 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금리상승 이슈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이를 역설적으로 풀어보면 미국은 경제의 여러 가지 제반 상황들이 좋다는 뜻이다. 최근 금리와 연계하여 수익률이 좋았던 많은 상품들이 미국과 선진국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상품들이다. '뱅크론'이나 '하이일드채권' 그리고 '지수형ELS' 등은 채권이나 주식, 파생상품을 기반한다고 하지만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한 선진국 시장의 안정성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러한 안정성에 바탕을 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일방적인 금리 전망은 삼가해야 한다.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곧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제로금리로 갈 것 같았다. 그래서 은행 등 금융주의 주가도 하락했었고 일반인들의 대출을 이용한 부동산 투자도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대통령이 되면서 채권시장은 급변했고 금리 전망도 확연히 달라졌다. 그만큼 금리를 포함한 경제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금리를 너무 예단하고 한 방향으로 달려가는 것보다는 자산운영에 있어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즉 적정한 부채를 보유하고 부채 규모를 줄여나가며 투자에 있어서는 본인의 자산규모에 적절한 자금을 본인의 판단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의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금리상승기를 맞이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훨씬 더 유념해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우리은행 강석 자산관리전문가
시장 불확실성 큰 만큼 고수익 욕심 버리고
목표 수익률을 '정기예금 + 알파'로 잡아라
일반적인 경우 투자 자산이 수익을 낼 확률은 50%라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A씨가 투자한 자산이 수익이 날 확률은 50%가 안 되는 것 같다. A씨는 자신이 매일 구독하는 신문에서 '미국이 2017년 3월에 금리 인상을 하면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 확률은 50%, 과감히 10만 달러를 은행에서 매입했다. 2017년 3월 미국은 예상대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원·달러 환율은 20원이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신문 등 언론에서 환율 하락에 대한 분석을 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기대심리에 올랐던 환율이 예상대로 금리인상이 단행되자 환율이 하락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으로 환율이 더 하락할 것이다' 등 하루아침에 언론들은 환율의 방향을 상승에서 하락으로 바꾸었다. 이렇듯 투자자들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투자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수익을 내고 싶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정답은 없다.
따라서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커지는 이 시점에 수익을 많이 내기보다는 '정기예금 + @'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한 가지를 제안해본다.
A씨가 과감하게 매입한 10만 달러를 해결해보자.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트럼프 감세 정책과 재정 확대 정책, 보호무역주의 및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대선 등이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5만 달러는 외화정기예금 3개월(연 0.9% 수준) 또는 6개월(연1.15% 수준)에 가입해 이자수익도 챙기고, 환율 상승 시 언제든지 해지하여 비과세 환차익에 대비하자.
나머지 5만 달러는 달러 ELS 상품에 가입해 6개월 조기 상환에 도전해 보자. 최근 은행에서 판매하는 달러 ELS 상품 중 한 가지는 6개월 조기 상환 가능성을 높여 구조화하였다. 예를 들어 현재 판매되고 있는 상품 중 6개월 뒤 기초자산(KOSPI200, EUROSTOXX50, S&P500 등)의 가격이 설정일 기준가 대비 90% 이상일 경우 또는 연 3.2%, 90%와 75% 사이일 경우 연 4.8%를 제공한다.
하나의 예로서 쉽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해 보았다. 금리인상 시기나 하락 시기,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언제나 일정 수준 수익을 내는 상품이 존재한다. 현재 금융상품 판매 시장에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상품들이 개발, 판매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상품들을 잘 활용하고 기대 목표수익률을 현실화한다면 투자자들은 차곡차곡 수익률을 쌓아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부산은행 황윤실 자산관리전문가
장기간 예금은 '공시이율 저축성 보험' 추천
주식은 IT·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 강세 예상
가장 일반적인 금융상품인 예금의 경우 예금 금리가 서서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이율도 올라가는 '변동금리 예금' 또는 고객이 지정한 금리변동 주기마다 실세금리를 반영하는 '회전식 정기예금'이 유리하다.
장기간 예금이 가능하다면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저축성 보험도 눈여겨볼만 하다.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면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상승된 금리를, 금리가 떨어지면 고정된 보증이율을 각각 챙길 수 있다.
금리 상승기엔 대출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받아야 한다면 최대한 대출 규모를 줄여야 한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불확실성이 커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최대한 그 시기가 미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출기간이 1~2년 정도라면 변동금리로, 장기라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의 경우, 대출과 연관성이 높아 금리 인상의 경우 타격이 크기 때문에 무리하게 빚을 내 매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부동산은 공급과잉, 가계부채, 부동산 규제 강화 등의 이슈도 같이 고려해야 하므로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었을 때 다른 투자자산과 달리 부동산은 바로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여윳돈이 없는 사람들은 투자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4월 위기론의 근거였던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문제가 해결되는 등 불확실성의 제거로 국내 주식은 더욱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 금리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은행, 보험 등 금융주와 IT·자동차·화학·철강주 등 대형 수출주의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장기채권에 투자하고 있었다면 보유기간을 짧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금리 상승기의 대안상품으로 부각 중인 하이일드 채권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미국 경기가 개선되면 부도율이 하락하여 높은 쿠폰 이자를 누릴 수 있고, 채권가격이 상승해 채권매매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금리상승으로 기업의 위험 부담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흥국 채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경기개선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 회복이 호재가 되는 유가, 광업, 금 등 원자재 관련 자산 비중도 늘려 볼 만 하다. 신흥국 중 러시아,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원자재 수출국들도 유망한 투자처로 꼽힌다. 시진핑과 트럼프의 정상회담 이후 환율조작국에서 벗어난 중국도 유망하다. 해외 직접 투자가 힘들면 펀드 가입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올해까지 해외주식형펀드에 가입하면 매매차익, 평가차익,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단, 배당이나 채권이자, 환헤지는 과세대상이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표가 전월 대비 0.29% 하락하였으며 2월 고용지표도 예상과 달리 신규고용자가 낮게 나와 금리인상에 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그러나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2회이든, 3회이든 금리 인상은 이루어질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외국자금 유출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와 우리나라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