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입주폭탄' 부산 부동산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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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동산시장이 남구발 '시한폭탄'에 떨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중반까지 수천 세대에 달하는 아파트 물량이 한꺼번에 입주를 하기 때문이다.

내년 7월까지 7천 세대 몰려
공급 과잉에 시장 충격 예고
부동산 대란 기폭제 될 수도

부산시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내년 7월까지 부산 남구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총 7000세대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 전체 입주 물량 2만 1000여 세대의 3분의 1가량으로, 부산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특히 입주 예정 단지가 대부분 수영로(남구 문현동~수영구 민락동)를 끼고 대연동과 용호동 인근에 집중돼 있어 입주 대란은 물론 교통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규모 입주의 첫 포문은 다음 달 남구 문현동 '범양레우스더퍼스트'(224세대)가 연다. 내년 2월에는 대연동 3149세대 규모의 '대연롯데캐슬레전드'(대연2 재개발구역)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어 4월에는 1488세대 규모인 용호동 'W'가, 7월에는 대연동 '대연파크푸르지오'(1422세대·대연6 재개발구역)와 '대연 SK뷰 힐스'(994세대·대연7 재개발구역)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불과 5개월 사이 7053세대가 줄줄이 입주하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는 7000세대가 단기간에 그것도 한꺼번에 입주할 경우 공급 과잉으로 인한 입주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입주 물량 중 30%가량이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않는 물량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입주자들도 전체 분양가의 30~40%에 달하는 잔금을 치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실수요자들이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의 매매 또는 전세 계약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대신 전·월세를 놓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경우 '물량 과잉→전세가 하락 →매매가 하락 →거래량 감소'의 악순환을 거듭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과 대출 금리 인상도 남구발 부동산 대란을 악화시킬 변수다.

남구발 입주 대란은 부산 전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터뜨리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년 부산 전체 입주 물량은 전체 2만 1000세대 정도인데, 올해(1만 9184세대)나 지난해(1만 4520)에 비해 크게 늘어 전체 부동산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라는 분석이 높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금융자산경영학과 교수는 "7000세대가 한꺼번에 공급되는 것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남구발 부동산 시장 혼란이 수영구와 해운대구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미리 자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한수·박진국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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