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는 文 모친·安 부모] 주변에 아들 이야기 꺼내지 않고 묵묵히 응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64) 후보의 모친 강한옥(90) 씨와 국민의당 안철수(55) 후보의 부모 안영모(87), 박귀남(82) 씨는 부산에 산다. 치열한 대권 경쟁을 벌이는 두 후보의 심정은 어떤지, 부산에서의 생활은 어떤지 살펴봤다.
■문재인 후보 모친 강한옥 씨
문 후보 모친, 영도구서 딸과 생활
성당 미사에 꼭 참석해 아들 기도
문, 한두 달에 한 번은 모친댁 찾아
"어머니 기도발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지난달 19일 당내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남긴 말이다.
문 후보의 말처럼 모친 강한옥 씨는 지금도 부산 영도구 신선성당을 찾아 장남을 위해 기도한다. 홀로 걷기 어려울 정도로 기력이 쇠잔해진 상태지만 성당 미사만은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함경남도 흥남 출신의 실향민인 강 씨는 한국전쟁 피난민촌이었던 영도구에 정착한 이후 지금까지 살고 있다. 남항동 5층짜리 연립주택에 막내딸과 단둘이서 단출하게 생활하며 이웃과 어울리는 고령의 동네 할머니 모습 그대로다.
문 후보 유년 시절 강 씨는 생계를 위해 좌판 장사와 연탄 배달 등의 막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장남인 문 후보는 이 시절 어머니의 힘겨운 모습을 또렷이 기억한다. 그는 어머니가 이끄는 연탄리어카 뒤를 밀었던 가난의 경험을 통해 자립심과 독립심을 키웠다고 고백했다.
강 씨는 잘 들리지 않는 귀를 핑계로 주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아들이나 정치 이야기를 절대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선거 운동에 나서거나 언론에 노출되는 것도 극도로 꺼린다. 문 후보도 자신으로 인해 어머니가 불편해지지나 않을까 늘 걱정한다.
문 후보는 한두 달에 한 번씩 모친댁을 찾는다. 이달 초 경남 양산시 부친 묘소를 참배한 날에도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모친을 문안했다.
문 후보의 부친 고 문용형 씨는 1978년 5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문 후보가 군대에서 제대한 그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즈음 문 후보는 사법고시 도전을 결심한다. 장남으로서 집안을 건사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안철수 후보 부모 안영모, 박귀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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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가족. 왼쪽부터 안 후보. 부친 안영모씨, 딸 안설희, 모친 박귀남씨, 부인 김미경 교수. 안철수 후보 선대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