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치료 역사 새로 쓰다…국립교통재활병원 누적환자 2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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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교통재활병원의 한 환자가 보행재활로봇의 장비를 착용하고 걷는 연습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몸에 로봇의 팔다리와 몸통을 장착한 환자가 트레드밀 위에서 걸음을 내디뎠다. 영화속에서 로봇 갑옷을 입은 배우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이 환자는 아직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힘들지만 로봇의 힘을 이용해 팔과 다리를 흔들며 걷는 연습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조기구를 이용해 걷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앞으로 도움없이 스스로 걷는 날이 오게 된다는 설명이다.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위한 국립교통재활병원이 개원 2년여 만에 누적 환자수가 20만명에 달하는 등 재활병원으로서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은 국토교통부가 2014년 10월 교통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병원으로 현재 가톨릭대 병원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에 지하1층 지상 6층의 건물로 지어진 이 곳에는 현재 재활치료 전문의 15명과  협력진료전문의 10명, 물리 및 재활치료사 155명 등 모두 258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172개 병상을 운영 중이다.

 양승한 병원장은 "뇌손상 척추손상 근골격계 손상을 입은 환자들이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재활을 위해 이곳에 오게 된다"며 "다친 사람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한 뒤 본래 기능을 최대한 회복시켜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내 의료기관 중에서 유일하게 하루 8시간의 집중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행재활로봇, 운전재활장비, 수(水)치료실 등 최선 장비로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여기서 재활을 마친 환자들이 집에 돌아가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가족들과 함께 1주일 정도 생활할 수 있는 재가적응훈련실도 운영하고 있다. 일반 가정집과 유사하게 꾸며진 이곳은 문턱이 없고 싱크대와 식탁의 높낮이가 조절되며 특수한 형태의 욕조가 설치돼 환자들의 거동을 돕고 있었다.

 입원환자의 거주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이 20% 수준이고 경기 및 기타지방의 비율은 80%에 달했다. 지역에서 상당수 환자들이 전문적인 재활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의미다.

 김계희 홍보팀장은 "교통사고 치료 후 이 곳에서 즉각적인 재활을 받는다면 본래 기능의 80% 정도를 회복할 수 있지만 재활치료 타이밍을 놓치고 뒤늦게 재활에 뛰어든다면 50% 정도밖에 회복이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 입원하려면 한달 정도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일반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이 병원에 선예약을 한다면 퇴원후 곧바로 이 곳에서 재활치료가 가능하다.

 양승한 병원장은 "외국의 병원도 많이 다녀봤지만 이 정도 규모의 병원은 전세계에서 드물다. 재활치료는 미국이 선도국가인데 미국에도 이 정도의 재활병원이 많지 않고 시설도 우리보다 좋지 않다"며 "세계 최고의 재활병원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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