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대 위로한 대중음악가 36인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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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인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제공

70~80년대 엄혹한 군부 독재와 민주화. 90년대 외환위기와 세기말 격변기. 격랑 속에서 혼란한 마음을 위로하고 혼돈의 세상을 어루만진 건 '대중음악'이었다. 시대는 달라도 음악은 세대를 초월하기에 대중음악가의 '음적(音跡)'을 더듬는 건 여전히 유효한 작업이다.

본보 연재 최성철 기고 글
'대중음악가 열전'으로 출간

'음반쟁이' 최성철 페이퍼 크리에이티브 대표가 대중음악 관련 자신의 두 번째 저서 <대중음악가 열전>(다할미디어·사진)을 펴냈다. 1년 전 <청춘의 노래들>이 명반 소개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음악 너머 사람으로 시선을 옮긴다. 책에는 한국 대중음악사에 묵직한 자취를 남긴 36인(팀)의 음악가가 등장한다. 저자는 이들의 출생부터 음악계 입문 계기, 실패와 성공, 대표 노래와 음반까지 한 예술인의 '일대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최 대표는 "1980~90년대 대중들은 이들로부터 음악적 세례를 받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위로가 그립고 위안이 아쉬운 세상"이라며 "음악을 넘어 음악인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위로와 위안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책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부산일보에 연재한 '대중음악가 열전' 기고 글을 7부로 나눠 다시 엮었다. 조용필, 신중현, 김창완, 한대수 등 지금의 대중가요가 있게 한 전설들에 대한 헌사인 1부를 시작으로 마지막 7부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김수철, 김건모, 장사익, 정태춘, 한영애, 봄여름가을겨울로 마무리한다. 김광석, 김현식, 신해철, 유재하 등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고인을 추억하며 이들의 업적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한다.

다채로운 사진들도 인상적이다. 190여 장 중 절반 이상이 최초 공개본으로 평소 친분 있는 사진기자와 작가, 가수 본인과 소속사에서 흔쾌히 제공해준 것들이다. 20년 넘게 음반 제작 분야에 몸담은 최 대표는 몇 년 전부터 절판된 명반과 영화 OST를 한정판 LP로 제작·발매하는 작업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출간을 지속적인 발매 작업의 계기로 삼겠다는 목표다. 최 대표는 "해외에서 LP 제작을 해야 하는 탓에 비용 부담의 어려움이 크다"며 "관심 있는 분들의 응원 속에 매달 하나씩 앨범을 발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한국 대중음악사에 의미를 보태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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