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여성질환 검진, 언제 어떻게
여성 질환의 검진은 언제부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해 볼 3명의 환자를 예로 들어 보자.
먼저 고교 2학년인 A 양은 아주 심한 생리통과 불규칙한 월경이 있었다. A 양은 과체중으로 인해 다이어트를 자주 하는 터라 이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학업에 지장을 줄 만큼 증상이 악화돼 산부인과를 찾았다. A 양은 검사를 통해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만성골반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학생인 B 씨는 중학생 때부터 생리통이 아주 심했다. B 씨는 아플 때마다 진통제로 견뎌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진통제로도 조절이 되지 않아 병원을 찾은 B 씨는 양측 난소의 자궁내막증이 의심돼 내시경적 난소 낭종절제술을 받았고,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아 외래 추적 관찰하며 호르몬 요법을 시행 중이다.
33세 미혼인 C 씨는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체질이라고 생각해 병원에 갈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C 씨는 악취가 동반된 질 출혈이 발생해 산부인과에 내원, 자궁경부암을 진단받고 수술이 예정돼 있다.
최근 의학의 발달로 대부분의 질환이 조기진단·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조기진단과 치료를 하기 위해 시행되는 선별검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별검사는 여러 질환을 증상과 징후가 있기 전에, 혹은 인지하기 전에 진단할 수 있게 해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통한 건강증진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여성 질환의 검사는 산부인과 진찰을 통해서 진행되며,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은 젊은 여성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꺼려지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주변에서 젊은 여성이 산부인과에 자주 드나드는 것을 임신 혹은 다른 질환과 연관해 좋지 않게 볼까 걱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 뚜렷한 증상이 있음에도 '원래 그런 것'이라는 부모나 친구들의 말을 듣고 자가 진료와 관리를 하면서 질환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위에 예를 든 3명의 젊은 여성 환자가 여성 질환의 상담을 조기에 했다면 질환으로 고통을 겪을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산부인과 방문과 선별검사, 상담과 교육에 관한 사회적·개인적인 인식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를 통해 많은 젊은 여성들의 건강한 임신과 출산으로 가정의 행복과 사회적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서동수
부산대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