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8] "당신은 제2의 ○○○" 낙인찍기 극성
대선전이 가열되면서 상대 후보에 대한 낙인찍기 공세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특정인물의 이름을 따와 '제2의 ○○○'으로 규정짓는 것으로 이는 단순화된 비유를 통해 해당 후보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진다.
'제2의 ○○○' 공세의 장점은 상대 후보의 부정적인 특징을 쉽게 설명할 수 있고, 이를 통한 구전(口傳)홍보 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대선전 상대 비방 가열
부정적 이미지 덧칠 노려
文 측 '제2의 박근혜'에
安 측 '제2의 이회창' 응수
유승민은 홍준표 겨냥
"법꾸라지 우병우와 닮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의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10일 YTN라디오에 나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가 받은 검증의 절반 수준이라도 받아보고 판단돼야 한다"며 "막연한 이미지만 보고 투표하면 '제2의 박근혜'가 탄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도 "'선덕여왕' 드라마에 취한 국민이 선덕여왕 같은 대통령을 기대하고 박근혜를 찍었지만, 국정농단으로 망가졌다"고 안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과 '선거의 여왕'이라는 세간의 수식어가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결국 잘못된 대통령을 뽑았다는 것으로 이런 상황을 현재의 안 후보에 빗대 공격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전 총재가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오만하게 행동하고 노무현 후보가 아닌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만 공격하다 떨어진 걸 기억 못하시나"라며 "어쩌면 그렇게 '제2의 이회창'의 길을 가는가"라고 공격했다. 그는 전날 문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박 대표의 아바타 같다'고 비판한 것을 언급하며 "지난 4년간 선두주자라고 '문재인 대세론'을 부르짖다가 이렇게 졸장부 짓을 하니 도저히 대통령감이 아님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과거의 이회창 대세론과 연결시켰다.
또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경남지사 보궐선거 회피 논란'에 대해 "법을 가지고 장난치는 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다를 게 뭐냐"고 비판했다. 그는 "법을 전공하신 분이 국민 앞에 너무 당당하지 못하게 꼼수를 부린 것"이라며 "제2의 홍준표 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과 문 후보를 각각 '제2의 박정희', '제2의 노무현'으로 공격하기도 했는데 당시는 두 후보가 각각 전직 대통령의 계승자라는 점을 비유한 것으로 이번 대선에서의 낙인찍기와는 다소 구분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