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8] '자리싸움'에 흔들리는 문 선대위
더불어민주당이 '자리다툼'으로 뒤숭숭했던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를 곡절 끝에 출범시켰지만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선대위 역시 출범 과정에서의 갈등이 급하게 봉합됐지만 언제든 폭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문 후보는 10일 열린 첫 선대위 회의에서 이런 논란을 의식해 "오늘 이후로 용광로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으면 누구라도 좌시 않겠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첫 회의서 文 강력 경고 불구
일부 비주류 의원 불만 여전
부산 선대위도 갈등 '진행형'
그러나 비주류측 이상민 의원(4선)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선대위 구성 논란이나 당의 무기력증은 개탄스럽기까지 하다"며 "선대위를 포함해 당 리더십의 전면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도운 박영선·변재일 의원 등은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당 지도부는 박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변재일 의원은 방송언론정책위원장으로 발표했지만, 두 사람은 "당이나 문 후보로부터 연락 받은 적이 없다"며 불만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언주 의원의 탈당 이후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설도 여전히 잠복해 있다.
당 경선 승리의 '컨벤션 효과'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누리는 상황에서 통합형 선대위를 통해 현 위기를 극복하려는 문 후보의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11일 출범식을 갖는 부산 선대위 역시 여전히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안 지사를 지지했던 친노(친노무현) 핵심 인사가 선대위 참여를 고사하고, 일부는 안철수 후보 측과 접촉하는 등 '화학적 결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당직 인선을 두고 부산시당계와 오거돈 상임위원장 측이 충돌을 빚었다가 지난 9일 양측과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만나 화해를 했다. 하지만 대변인 등 일부 자리를 두고 여전히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화해가 안 후보의 급상승에 따른 불안감과 선대위 분열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할 경우 그 책임을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한 미봉책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함께 그간 선대위 발족 준비 과정에서 인물 영입을 통한 세불리기 외에 문 후보가 내세운 '새정치'나 '시대교체'를 뒷받침할 활동은 전무했다는 평가다. '용광로 선대위'를 내세웠지만 지난 80~90년대 '3김 시대'의 유명 인사 지지 선언 경쟁과 다를 바 없는 구태 정치란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또한 시당에서 최근 발표된 성명서가 대부분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에 그칠 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준녕·전창훈 기자 jumpj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