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D-29, '끝장 토론'으로 의혹과 능력 검증해야
'장미 대선'이 오늘부로 29일 남았다. 후보들의 자질과 도덕성, 그리고 각종 의혹을 낱낱이 검증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가장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검증 방법이 TV토론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9대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시간총량제 자유토론' 및 스탠딩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다. 후보자들이 각자 주어진 발언 시간의 총량(18분) 내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후보자들 간 자유 의제로 상호토론을 벌이도록 한 것이다.
총 3회의 TV토론회 중 1차(정치)와 3차(사회) 토론회에 '스탠딩 끝장 토론'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말이 '끝장 토론'이지 총 2시간 중 후보자에게 주어진 자유토론 총량은 18분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미리 준비한 원고를 앵무새처럼 읽는 후보에겐 18분이 길지 모르지만 다른 후보들의 질문과 대답을 통한 검증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양자 간 무제한 TV토론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번 대선에는 원내 5당의 후보자들이 모두 나와 난립상을 보이고 있다. 전례 없는 다자 구도가 되다 보니 후보 개인별 철저한 검증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양강 구도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이 폭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보수 단일화와 제3지대 후보의 향배에 따라 선거 막판 지각 변동의 가능성이 잠복해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프레임(구도)의 급속한 변화는 국민들의 관심을 이쪽으로 빼앗아 무성한 의혹 검증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선관위 주최의 TV토론과는 별도로 양자 간 집중 TV토론회가 열려야 한다는 게 다수 국민들의 요구 사항이다. 예컨대 양강 후보 간, 보수 후보 간, 진보와 보수 후보 간 등 다양한 형태의 양자 토론회가 열려야 한다는 것이다. 후보끼리 합의만 하면 TV토론회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 실패는 얼마나 혹독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하는지 우리는 이미 경험했지 않은가. 후보들 스스로 검증 무대에 올라와 의혹을 해소하고 비전과 역량을 검증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