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새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 "변화구 자유자재 이기는 야구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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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팔색조 투수'로 기대해도 될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개막 직전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새로 영입한 투수 파커 마켈(26)이 한 게임도 출전하지 못하고 임의탈퇴로 공시된 것이다.

평균 구속 140㎞ 안 되지만
제구력·변화구 구사 장점

큰 어려움 없이 한국 적응
9일 사직 LG전 선발 데뷔

개막을 4일 앞두고 롯데는 부랴부랴 대만 프로야구에서 뛰던 닉 애디튼(사진·30)을 대체선수로 영입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출신인 애디튼은 2006년 드래프트 47라운드로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됐다.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말 대만으로 건너가 선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걱정 반, 기대 반 속에 사직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애디튼은 "한국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거도 많이 배출했고 대만 리그보다 수준이 높다고 들었다. 그래서 롯데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 한국행을 결정하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선발투수 경험이 일천해 우려를 낳았던 마켈과 달리 애디튼은 전문 선발투수라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198㎝, 97㎏의 당당한 체구에도 평균 구속이 시속 138㎞에 불과하다. 몸이 채 만들어지지 않았던 스프링캠프에서도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던 마켈과는 차이가 있다. 이 같은 걱정에 대해 애디튼은 "난 트리플A에서도 6년을 버텼고 대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구속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나의 강점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애디튼이 강조한 자신의 장점은 바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이다. 실제로 그는 평범한 구속으로 마이너리그에서 10년을 버텼다. 통산 245경기에 나서 65승 63패, 평균 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느린 구속을 감안했을 때 상상하기 힘든 성적이다. 애디튼은 "나는 팀에 승리를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고 가지고 있는 4가지 구종을 모두 스트라이크에 넣을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자신했다.

올 시즌부터 KBO리그는 비정상적인 타고투저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했다. 변화구 위주의 승부를 펼칠 기교파 애디튼의 성적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실제로 그도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는데 그거 싫어할 투수는 없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임의탈퇴로 충격을 안긴 마켈의 전철을 밟을 우려는 없어 보인다. 애디튼은 "나는 커리어 내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도 몇 차례 없고, 도미니카공화국 일본 대만 등 다양한 리그를 경험해 왔다. 아내도 브라질 사람이다. 국제적인 삶을 살고 있다"며 웃었다.

'베이비 페이스(동안)' 때문에 강해 보이고 싶어 턱수염을 길렀다는 애디튼은 벌써 브룩스 레일리나 앤디 번즈 등 팀 내 외국인 선수와 활발하게 대화하며 팀 적응에 한창이다. 특히 "번즈와는 트리플A에서 상대로 마주친 적도 있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롯데는 애디튼의 선발 데뷔를 오는 9일 오후 2시 사직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전으로 예고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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