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관문도시와 MOU… 부산 '극지 허브' 속도
'극지 허브'가 되기 위한 부산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부산시가 남극 관문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시와 극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내년에는 북극 관문인 노르웨이 트럼쇠와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또 세계 최초의 부산극지타운 조성을 대선 공약에 포함시켜 국가사업으로 추진한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대양주 해외순방 중이던 지난달 31일 오후 리안 달지엘 크라이스트처치 시장과 극지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사진)했다. 이 자리에는 극지해양미래포럼 이동화 이사도 참가했다. 달지엘 시장이 오는 6월 초 부산을 답방하면 보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뉴질랜드 도시와 극지 협력
내년엔 '북극 관문'과 MOU
세계 첫 극지타운 조성 착착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크라이스트처치 시는 남극 로스해에서 가깝다. 비행기로 7시간 거리여서 남극기지로 갈 때 물자를 보급하는 기착지로 유명하다. 크라이스트처치에는 남극센터가 있고, 시에는 남극 전담 조직도 있다. 한국의 남극기지 중 하나인 장보고기지는 크라이스트처치를 경유한다.
부산시는 내년에 북극의 관문인 노르웨이 트럼쇠와도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산을 남·북극을 아우르는 극지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은 남·북극으로 진출하는 지리적 이점이 크고 해양연구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극지=부산'으로 인식하도록 주력 분야로 키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극지 허브의 핵심은 바로 부산극지타운이다. 시는 지난해 말 부산 남구 용호동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입지 후보지를 정했다. 1627억 원을 들여 2만3000㎡ 땅에 3개 동을 짓고 그 안에 제2극지연구소, 극지실증연구단지, 극지체험·박물관, 극지도서관, 물류보관시설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이동화 이사는 "세계 극지도시를 봐도 부산극지타운처럼 연구소, 숙소, 부두, 박물관 기능을 다 갖춘 곳이 없다"며 "부산시 극지허브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만큼 선점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올해 40대 대선공약에 극지타운 조성을 넣었다. 2020년 착공해 2022년께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해양수산부와 협의 중이다. 부산은 북극항로의 중심에 있고, 선용품 시장과 해양연구 인프라가 잘 갖춰져 극지타운 입지로 제격이다. 김마선 기자 m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