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문재인 대세론'] 安 바람몰이에 대선판 요동
입력 : 2017-04-05 23:01:40 수정 : 2017-04-06 09:49:24
安 지지율 급상승… 다자 대결에서도 文턱까지 추격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기 위해서는 반문(반문재인) 후보들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기존의 '공식'이 흔들리면서 안 후보가 다자구도에서도 접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YTN 조사 4자 대결에서
문 38.0%-안 36.2% '바짝'
JTBC 조사 5자 대결서도
문 39.1%-안 31.8% '껑충'
"보수 지지표 흡수" 분석
보수 연대 땐 역풍 가능성
■안철수, 지지율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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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 |
국민의당 경선에서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바람몰이에 성공한 안 후보는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JTBC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5자 대결 구도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31.8%로 더불어민주당 문 후보(39.1%)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안 후보는 YTN과 서울신문이 지난 4일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0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는 4자 구도 지지도에서 36.2%로 문 후보(38.0%)와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였다. 양자구도에서는 안 후보가 47%로 문 후보(40.8%)에 앞섰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3월 31∼4월 1일 전국 유권자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 안 후보는 지지율 22.3%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3월 24∼25일) 같은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 12.2%P나 급상승한 수치다.
안 후보는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255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31일 실시한 3월 5주차 주간집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P)에서도 지지율 급등세를 보였다. 안 후보는 이 조사에서 전 주에 비해 6.1%P 급등한 18.7%로 2위에 올랐다.
안 후보는 이에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지지율이 전주보다 9%P 상승한 19%를 기록, 2위에 올랐다. 안 후보 지지율과 관련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본선 승리에 회의적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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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경남 양산시 상북면에 위치한 부친 묘소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지지율 급상승세를 확인한 안 후보는 다자구도에서도 과반 득표를 받을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5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결심해서 한 사람이 최고로 많은 득표를 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게 현명한 판단을 집단지성으로 모아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소속된 국민의당이 가진 한계를 거론하며 본선 승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제기된다. 특히 국민의당 지역구 지역구 의원 26명 가운데 23명이 호남이어서 호남 편중 현상이 심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경선에서도 투표 참여자가 광주·전남·전북에선 9만 2000여 명에 달했지만, 충청권과 대구·경북·강원, 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선 1만여 명씩에 불과했다. 안 후보의 경선 상대였던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호남 중심의 개혁세력 대연합이 우리당의 집권전략이 돼야 한다"라며 호남당 정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의석수가 적어 집권 후 국정운영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국민의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與小野大), 민주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라며 "대통령이 얼마나 협치능력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정당 내에서 다른 계파 사람을 그냥 적으로 돌리고 서로 협력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정당과 협치가 되겠나"고 반박하고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보수 지지표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향후 바른정당, 자유한국당과의 연대가 가시화될 경우 오히려 중도·진보 지지층에서 역풍이 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안 후보가 외연확장과 포용력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으면 과거처럼 '찻잔속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후보가 정치에 뛰어든 이후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새정치'에 대해서도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