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당 대선 후보 확정, 프레임 전쟁에 빠져선 안 돼
오는 5월 9일 치러지는 '장미 대선'의 본선 대진표가 확정됐다.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강원·제주 순회 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57%를 얻은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데 이어 4일엔 국민의당 대전·충남·충북·세종지역 순회 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75% 누적 득표로 최종 후보가 됐다. 이로써 이번 대선은 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등 5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공식적인 후보 등록일은 아직 멀었지만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는 사실상 막이 오른 셈이다.
이번 대선은 초유의 짧은 선거 기간 탓에 정책보다는 구도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각 당이 소위 '프레임' 짜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 측은 최근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1 대 1 구도 가능성이 높아지자 '적폐 연대'라는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문재인은 패권 상속자'로 규정, 되받아치고 있다. 범보수 진영인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 역시 '4자 필승론'과 '3자 필승론'을 각각 내세우며 보수 단일후보가 되기 위한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다.
프레임은 해당 후보로선 유효한 선거 전략이 될 수 있겠지만, 유권자 입장에선 별로 달갑지 않은 정치공학적 개념일 뿐이다. 합리적 선택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정책 대결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은 손쉬운 득표 전략인 프레임 만들기에 열을 올리기보다 국리민복을 위한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공약의 차별화를 꾀하고 당선 후에는 반드시 공약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경제와 외교안보 등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나라 안팎의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인물이 돼야 한다. 상대에 대한 공격이나 네거티브보다 정책과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책임질 수 있는 유능한 후보가 대통령이 됨이 마땅하다. 그러려면 진실과 거짓, 진짜와 가짜를 분별할 수 있는 유권자들의 밝은 눈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