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보선 없다면서… 정무통 속속 빼 가는 홍준표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선출로 홍 지사의 사퇴가 임박해짐에 따라 정무와 보좌진들의 무더기 선거캠프행이 이어지고 있다. 홍 지사는 경남도의 핵심 정무라인에 포진해 있던 이들 인사를 캠프로 쏙쏙 빼가면서도 "경남도지사 보선은 없다"는 말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남지역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주자들도 등장하면서 논란은 더욱 격화하는 양상이다.
4일 경남도에 따르면 경남도청에서 홍 지사를 보좌하던 정무라인 인사 상당수가 최근 사직했거나 곧 사직할 예정이다.
보좌관 등 8명 잇단 캠프행
경남 도정 혼란 불가피한데
"보선 없다" 나 홀로 옹고집
야권은 출마 선언, 논란 격화
동반 사퇴 대열에 있는 인사들은 홍 지사가 임명한 정무직 공무원과 비서별정직 공무원 등 8명이다. 강남훈 공보특별보좌관과 심재득 국회대책특별보좌관은 지난 3일 사직서를 냈다. 오태완 정무조정실장은 지난주 사직 처리됐다. 정장수 비서실장은 이번 주 사표를 낸다. 이밖에 홍지사 수행비서 등도 사직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사직과 함께 홍 지사 캠프에서 언론 및 정무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경남도는 지방별정직 공무원 인사규정에 자신을 임명한 단체장이 사퇴하면 동반 퇴직 처리되는 조항이 있어 홍 지사 사퇴시 자동으로 사직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홍 지사가 오는 9일 사퇴하고 10일 퇴임식을 가질 것이라는 일정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같이 홍 지사의 대선 출마로 홍 지사 본인은 물론 정무 핵심라인이 모두 빠져나가는 속에서도 홍 지사는 도지사 보선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권한대행체제로도 도정이 잘 운영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같은 홍 지사의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다는 비판이 거세다. 홍 지사가 버젓이 지사직을 수행할 때에도 원만한 도정 수행을 위해 10명 안팎의 정무 및 보좌진이 필요했음을 감안하면 홍 지사 사퇴 이후 보선 없이 권한대행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은 지나친 자기중심적 논리라는 것이다.
홍 지사의 고집으로 인해 도지사 보선 실시 여부가 미지수인 상황 속에 경남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정영훈 경남도당 위원장이 4일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각각 출마선언을 한 것이다. 민주당 중앙당도 5~6일 사이 경남지사 보궐선거 후보 공모를 실시한다.
정의당과 시민단체에서도 홍지사가 오는 9일 자정께 사퇴를 해 도지사 보선을 없앤다면 홍지사와 도지사 권한대행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백남경·김길수 기자 nkbac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