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대선'보다 '벚꽃 재보선'에 마음 뺏긴 PK 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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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4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상인이 건네는 딸기를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정당 후보들이 모두 확정되면서 '대선 시즌'이 본격 개막됐다. 중앙 정치권은 캠프 구성과 공약 개발 등 19대 대선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울산·경남(PK) 일부 정치인들은 예외다. 자신들에겐 대선 보다 더 중요한 지방선거가 목전에 다가온 것이다. 여기에 도지사직 유지 꼼수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지사직을 사퇴하게 되면 경남지사 보궐선거까지 열린다. 이달부터 5월 초까지 PK 정치권은 때아닌 '재보선 시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광역의원 2·기초의원 9곳
12일 부산·경남서 재보선
대선 맞물리며 중요성 부각
지역 국회의원, 총력 지원

洪 사퇴 땐 경남지사 보선도

우선 앞으로 1주일 후면 4·12 재보선이 실시된다. PK에는 광역의원 2곳(양산시1·남해군)과 기초의원 9곳(부산 강서구 가, 경남 김해시 가, 김해시 바, 거제시 마,함안군 라, 창녕군 나, 양산시 마, 하동군 나, 합천군 나) 등 모두 11곳이 재보선 대상에 포함돼 있다. 경남지역 도의원 2곳의 경쟁률은 3.5대 1이고, 기초는 부산 4대 1, 경남 3.6대 1이다.

이들 지역은 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윤영석(경남 양산갑) 김한표(거제) 강석진(산청함양거창합천) 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과 바른정당 여상규(사천남해하동),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김해갑) 김경수(김해을) 서형수(양산을) 의원 등 9명 현역 국회의원의 지역구이다. 평소 같으면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가 국회의원에게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19대 대선과 맞물리면서 일부 지역 재보선은 현역 국회의원의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변해 버렸다. 특히 이번 재보선에 실패하면 1년 뒤 실시되는 제 7회 지방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마치 자신의 선거처럼 득표활동을 펼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마저 패한다면 2020년 21대 총선에서 자신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PK 정치권의 한 인사는 "현역 국회의원들 입장에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지역기반을 송두리째 잃게 되는 셈"이라며 "이번 재보선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이유"라고 했다.

또다른 의미로 보선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 인사들은 홍 지사가 지사직 사퇴서를 전격 제출해 5월 대선과 함께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한다. 심지어 민주당 정영훈 경남도당위원장과 허성무 전 경남부지사는 4일 도지사 출마 선언까지 하며 홍 지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일부 인사들도 "대선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건데 홍 지사가 버틸 수 있겠나"라며 몸풀기에 나섰다.

기존 재보선에 경남지사 보선까지 실시된다면 PK 정치권은 대선 이상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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