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남경선]문재인 영남권 경선서 압승, 유효투표수의 64.7% 2등은 이재명
3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영남권 순회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압승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경선에서 유효투표수의 과반인 12만 8429표(64.7%)를 얻어, 3만6780표(18.5%)를 득표한 이재명 성남시장을 크게 따돌렸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3만2974표(16.6%)를 얻어 3위를 차지했고, 최성 고양시장은 403표(0.2%)로 4위에 그쳤다.
호남·충청 경선에서 55.9%의 누적 득표율을 보였던 문 전 대표는 누적 득표율을 59.0%까지 끌어올리면서 결선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안 지사는 누적 득표율 22.6%, 이 시장은 18.2%를 각각 기록했다.
두 후보는 내달 3일 마지막 순회 경선지로 전체 선거인단의 60%가 몰린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문 전 대표의 과반 저지에 막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한편 각 대선 경선주자들은 이날 순회경선 연설을 통해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지역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충청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셨으니 영남에서 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셔야 '문재인이 대세다, 영남이 디비졌다, 역사가 바뀐다'가 되지 않겠느냐"며 "남은 39일, 어떤 변수도 있어선 안 된다. 어떤 상대와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을 태산같이 든든한 후보, 가장 확실한 정권교체 카드는 누구인가"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호남·영남이 한 마음으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꿈같은 일, 지역주의 극복과 동서화합의 꿈이 머지않았다고 하늘에 계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께 보고 드린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부산은 동북아 해양수도, 울산은 미래형 글로벌 산업도시, 경남은 해양플랜트 산업에 항공우주산업이 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북핵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영남과 동해안 경제를 북방경제와 연결하고, 북극항로 개척으로 동해안 경제와 유럽을 연결시키겠다"며 "새로운 실크로드가 부산에서 출발할 것이며, 시베리아 가스관이 영남까지 내려오고,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유럽까지 가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새로운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향한 안희정의 도전은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를 뛰어넘자는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정치공학이 아니고 김대중·노무현이 못 이룬 미완의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영논리를 뛰어넘을 때라야만) 민주당은 지역과 낡은 이념의 덫에 갇히지 않고 대한민국의 집권 주도세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당당히 지지와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어제의 죄악을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죄악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며 알베르 카뮈의 말을 인용해 선명한 진보노선을 강조했다. 특히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나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 등을 겨냥한 듯 "청산할 기득권과 손을 잡지 말아야 한다. 달라붙는 기득권 세력을 독한 마음먹고 떼어내야 정의·평등·공정·희망의 새싹들이 죽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영남 순회경선은 8000여 명의 시민과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서준녕·이현우 기자 jumpj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