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파장] 왜 이 시점에? 다양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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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두환 추징법'에 대한 보복" "혼란한 보수 공략, 명예회복 노림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정치권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출간하고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번 회고록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대권 도전이 무리라는 충고를 했다고 밝히는 등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정부 초기 '전두환 추징법' 등으로 위기에 몰렸던 전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상황을 이용해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였던 2013년 전직 대통령 미납 추징금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전 전 대통령을 압박한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추징금 문제는 과거 10년 이상 쌓여온 일인데 역대 정부가 해결 못하고 이제서야 새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0억 원이 넘는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던 전 전 대통령 측은 박근혜 정부 들어 미납금 추징이 본격화되자 일부 추징금을 냈다. 이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 측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됐고 탄핵으로 박 전 대통령이 위기에 몰리자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비판을 통해 정치적 명예회복을 노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로 무기징역까지 받았지만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이를 근거로 최근에는 사후에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싶다는 뜻을 드러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는 최근 발간된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12.12 쿠데타 등에 대해 "우리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이 이번 회고록을 통해 "박정희의 꿈을 내가 완성시켰다"고 주장한 것도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혼란에 빠진 보수 진영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회고록 정치'에 대해 정치권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지난 2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씨가 이 시점에서 회고록을 내는 데 대해 "이해가 안 된다"면서 "지금 나라가 아주 어려운데 어쨌든 대통령을 지냈던 분이 이렇게 하는 게 정말 갑갑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 시점에 그런 걸(회고록) 해서 국가를 더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며 "최소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말의 양심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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